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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성남FC 수사확대…농협 등 7곳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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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4일 농협은행과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낼 당시 성남FC에 거액의 후원금을 낸 기업 6개 중 두산건설에 대해서만 뇌물혐의를 적용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6개 기업 모두를 다시 수사 선상에 올렸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 농협은행 본사(중앙회) 및 성남시지부, 알파돔시티의 서울 및 판교 사무실, 그리고 현대백화점 본사(서울 대치동)·압구정 본점·판교점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성남FC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 연임에 성공해 구단주를 겸하던 2014~2017년 지역에 연고를 둔 6개 기업에서 후원금과 광고비 명목으로 178억원을 거둬들였다.

농협은 성남FC에 2014년 14억원 등 총 50억원의 광고비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농협이 수신고가 2조3000억 원대에 이르는 성남시 금고 지정 등을 위해 성남FC에 광고·후원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성남시 금고는 4년마다 재계약하는데 농협은 이재명 시장 시절인 2012년, 2016년, 그리고 은수미 시장 때인 2020년 성남시와 재계약했다.

특수목적법인인 ㈜알파돔시티는 2015년 5억5000만원의 광고·후원비를 성남FC에 냈다. 알파돔시티는 성남 판교신도시 중심권에 주거·상업·업무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성남시 도시주택국은 2015년 3월 ‘판교지구 주차장 용지 효율적 관리를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침 변경(안) 검토보고’ 공문을 작성했다. 주차 전용 건축물을 지을 때 근린생활시설을 지하 1, 2층에 우선 배치토록 하는 기존 규정을 삭제하고, 지상 1층에 근린생활시설을 우선 배치하도록 변경하는 내용이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는 같은 해 3월 20일 이 공문에 자필 서명으로 결재했는데 11일 뒤 알파돔시티는 성남시와 ‘유소년 축구 및 성남FC 발전 후원금’ 협약을 맺었다. 검찰은 성남시가 알파돔시티에 유리하게 지구단위 개발 계획을 변경해주고 후원금을 유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성남FC에 2015년 2억6000만원, 2016년 3억원을 냈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알파돔시티에 판교점을 개점했다. 백화점 개점을 앞두고 인근 상인들은 상권·생존권 보호 등을 이유로, 주민들은 교통난 등을 이유로 반발했다. 검찰은 현대백화점이 낸 후원금이 이런 반대 민원 해결의 대가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6일 네이버 본사와 분당 차병원 등도 압수수색했다.

네이버는 공익 사단법인 ‘희망살림’을 통해 성남FC에 총 39억원을 협찬하고 그 대가로 저소득층 채무 탕감 운동을 벌여온 민간단체인 ‘희망살림’은 2년간 구단 메인 스폰서 자격을 따냈다.

차병원엔 용적률 상향 특혜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차병원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에 앞선 2015년 성남FC에 33억원의 광고비를 냈다.

검찰은 최근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이같은 후원금·광고비 모집과 구단 대소사에 대한 결정을 이 대표의 핵심측근인 정진상(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씨가 내려왔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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