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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핵부대 열차, 우크라로…북극해선 ‘종말 무기’ 실험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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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 2일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이 러시아 국방부 핵 장비 부서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올린 장면. [사진 텔레그램 캡처]

지난 2일 친러시아 텔레그램 채널이 러시아 국방부 핵 장비 부서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올린 장면. [사진 텔레그램 캡처]

100메가톤(Mt)급 핵 어뢰 ‘포세이돈’을 탑재한 러시아 잠수함이 핵실험을 위해 북극해로 출항했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경고가 나왔다.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의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겨냥한 러시아의 핵 무력시위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나토는 “지난 7월까지 러시아 백해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해군 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포세이돈을 싣고 북극해로 향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는 첩보 보고서를 최근 동맹국들에 발송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 등이 지난 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는 러시아가 북극해 카라해 지역에서 핵실험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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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은 ‘지구 종말(apocalypse)의 무기’라는 별칭을 가졌다. 전장 184m의 세계 최장 핵잠수함 벨고로드는 길이 24m의 포세이돈을 최대 6기 탑재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키셀료프는 지난 5월 러시아 국영 TV에 나와 “포세이돈은 1㎞ 깊이에서 시속 200㎞의 속도로 목표물에 접근할 수 있다”며 “영국 해안 근처에서 이 어뢰가 폭발하면 최대 500m 높이의 거대한 파도와 쓰나미가 발생해 영국은 바닷속으로 완전히 가라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극해 얼음을 깨고 수면 위로 떠오른 러시아 핵 추진 잠수함. [AP=연합뉴스]

북극해 얼음을 깨고 수면 위로 떠오른 러시아 핵 추진 잠수함.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의 핵무기 전담 부서 열차도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2일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는 대형 화물열차가 개량형 병력 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폴란드 국방 전문가인 콘라트 무시카는 “러시아 핵무기 저장 시설을 다수 운영하며 관련 장비의 유지·관리·수송·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이 러시아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소형 핵무기가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효과적인 테러 수단임을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영토 일부를 거주 불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전술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4일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관련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서방 정치인과 국가 원수들이 서방 언론을 이용해 핵 관련 허언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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