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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둠’도, 낙관론자도 "지금은 주식 살 때"[앤츠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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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주식 계좌를 보고 있자면 ‘무주식이 상팔자’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네 번째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까지 벼르고 있고, 경기 침체는 이제 우려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 것 같은데요. 지금이라도 손절매를 해야 하는 건지, 일단 버텨야 하는 건지 하루에도 몇 번씩 고민되실 겁니다.

최근 금융콘텐트 플랫폼 어스얼라이언스가 개최한 ‘어스 머니볼’ 세미나에서 김영익 서강대 교수,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홍춘욱 박사 등 6명의 전문가가 투자자들의 고민 해결사로 나섰습니다. 5개의 핵심 키워드로 요약합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 전민규 기자

김영익 서강대 교수. 전민규 기자

①저평가
“지난해에는 제가 ‘GDP’에 비해서 주가가 과대평가됐기 때문에 ‘주식 비중을 줄이시라’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지금은 과소평가 영역에 들어섰어요. 또 코스피하고 상관계수가 제일 높은 게 ‘일평균 수출 금액’이에요. 작년엔 코스피가 일평균 수출 금액보다 40% 정도 앞서갔어요. 과대평가됐었죠. 그런데 이게 30%가량 떨어지면서 역시 주가가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거든요. 그리고 ‘통화량’에 비해서도 지금 주가는 저평가돼 있어요. 지난해 ‘주식 비중을 줄이라’는 근거로 제시했던 게, 지금은 상황이 다 바뀌어버린 겁니다. 주식 팔지 말고 기다리십시오. 아마 내년 1분기까지는 더 떨어질 수 있습니다. 주식을 더 사야 합니다. 물론 추세적으로 상승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겁니다. 앞으로 6개월 동안 지루한 조정이고 그 다음에 박스권일 텐데 이때 우리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야 한다는 겁니다.”(김영익 교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②근로소득 30만원
“최근엔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장기 추세로 보면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줄어 다시 떨어질 겁니다.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저금리 국면에 접어드는 건데요. 이런 시기에는 여러분이 투자도 중요하지만 근로소득을 얻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제 이야기예요. 2013년에 S생명보험에서 즉시연금을 하나 가입해달라고 해서 2억원을 가입하고 매월 51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28만원으로 줄었습니다. 왜 이렇게 줄었겠어요. 보험회사는 주로 채권을 운용하는데 그만큼 금리가 장기적으로 떨어졌다는 거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제가 어떤 일을 해서 한 달에 30만원을 벌면 금융자산 2억원을 가지고 있는 거랑 똑같은 현금흐름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런 저성장·저금리 시대에는 여러분이 일하면서 근로소득을 얻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김영익 교수)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전민규 기자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 전민규 기자

③삼성전자
“요즘 주가 창 바라보면 저도 무서워요. 삼성전자는 6만5000원 정도면 바닥이 아닌가 했는데 5만원대로 가니까 왜 안 무섭겠습니까. 그런데 어떤 믿음으로 사느냐면요. 내가 투자하는 자산이 얼마까지 갈지 알아야 살 수 있는 거예요. 불과 1년 반 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에다가 시스템 반도체까지 한다고 했잖아요. 시스템 반도체 하는 대만의 TSMC의 시가총액은 650조원이 되는데 삼성전자가 여기서 1등을 하면 도대체 시가총액은 얼마나 될지 꿈에 부풀어서 9만원대에도 주식을 샀잖아요. 삼성전자는 반도체가 DDR3에서 DDR4로 넘어가던 2013~2014년에 가장 많이 올랐고요. 최근에 마이크론에서도 DDR5를 생산하겠다고 기사가 나왔었는데요. DDR5로 넘어가면 2013~2014년 같은 모멘텀이 나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1년 반 전에 인공지능(AI) 시장이 열리고 전기차,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반도체가 도대체 몇 배나 들어갈까 생각하면서 사셨는데 지금은 다 잊어버리고 있잖아요. 지금은 주가가 내려서 그렇지 그런 세상은 반드시 옵니다. 지금 주가가 내린 건 Fed가 물가 잡겠다고 기준금리를 확 올려버리니까 전반적으로 억눌려 있는 겁니다.”(박세익 대표)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어스얼라이언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어스얼라이언스

④인플레이션, 그 후
“세계 경제는 이제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화가 아닌 자국 우선주의로 흐름이 바뀌고 있어요. 이런 시기에 장기적인 투자 전략을 논의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건 ‘인플레이션 이후의 세상’을 생각해보라는 겁니다. 1980년대 오일쇼크가 만들었던 이후의 세상을 생각해보세요. 지금 미국 기준금리가 4%가 되니 마니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기준금리는 20% 넘게 올렸어요. 급진적인 물가 상승과 긴축 이후에 어떤 일이 벌어졌느냐. 기업이 도산하고 경제는 침체로 이어졌죠. 그 사이클이 끝나고 1990년대부터 어떤 기업들이 살아남았는지를 잘 보셔야 합니다. 물가 상승에 대비해서 생산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업들이 살아남았어요. 원가 관리를 위해 공장을 자기 나라가 아니라 세계에 진출시켰고, 지금의 세계화가 만들어진 거예요. 그럼 이번 인플레이션 이후에는 어떤 기업과 국가가 좋을까요? 첫 번째, 지금의 물가 상승과 노동력 부족 현상을 제어할 수 있는 AI 산업과 산업 자동화, 물류 자동화 같은 산업에서 구조적인 큰 성장이 나올 겁니다. 이미 미국에선 관련 설비에 대한 수주가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요. 두 번째, 자국 우선주의 중심의 경제가 만들어지면 G2, 미국과 중국의 과점이 앞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미국이 좋아진다고 신흥국이 같이 좋아지는 구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저는 투자 포트폴리오에 미국 자산 50~60%, 중국을 20~30%, 한국 등 나머지를 10~20%씩 담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홍춘욱 박사. 어스얼라이언스

홍춘욱 박사. 어스얼라이언스

⑤증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의 가격은 지난 40년 동안 20배 정도 올랐어요. 많이 올랐죠? 그런데 주식 시장의 규모, 그러니까 '주가 곱하기 주식 수'를 하면 이게 300배 늘었어요. 이게 무슨 말이냐면 주가가 오르기만 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기업공개(IPO), 증자,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 등을 통해 주식 공급 폭탄을 터트렸다는 거죠. 주가만 오르면 증자를 하는데, 안타깝게도 증자 이후 기업 실적이 좋아지는 회사가 거의 없어요. 왜 그럴까요? 대표들이 아는 거죠. 우리 회사 주가가 고평가됐고, 버블이니까 지금 증자를 해서 현금을 끌어들일 좋은 기회라는 것을요. 주식 늘려서 사옥도 올리고, 인센티브도 늘리고 회사 차도 좋은 것으로 뽑겠죠. 주가가 내려갔다고 배당을 주지도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해요? 증자를 자주 하고 전환사채니, 신주인수권부사채니 계속해서 뭘 자꾸 찍는 회사들은 투자하면 안 되는 거죠.”(홍춘욱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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