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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요양병원 대면 면회 재개…“1주일치 예약 꽉찼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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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늘(4일)부터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대면 접촉 면회가 다시 허용된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요양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실. [뉴스1]

오늘(4일)부터 요양병원·시설 등에서 대면 접촉 면회가 다시 허용된다. 사진은 3일 서울의 한 요양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실. [뉴스1]

“오늘내일하는 우리 엄마 혼자 요양원에 두고 와 눈에 밟혔는데, 이제 손이라도 잡아드릴 수 있어서….”

수년 전부터 어머니(84)를 요양원에 모신 민모(62·경기 동두천)씨는 대면 면회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다행”이라며 반겼다. 고관절 수술 뒤 거동이 불편해진 어머니를 지난여름에는 유리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간간이 만났다. 손 한번 잡을 수 없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민씨는 3일 “엄마가 얼마 못 버틸 것 같아 지난 추석 때 요양원에 양해를 구해 집에 잠시 모셨다. 다시 엄마를 모셔다드리는데 눈물이 안 멈추더라. 이제는 직접 얼굴과 손을 만지면서 이야기할 수 있게 돼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가림막이 사라진다는 소식은 코로나19에 지친 요양원 환자와 그 가족·지인을 설레게 한다. 대학 은사가 요양원에 있다는 이모(28)씨는 3년 만의 병문안으로 기대가 크다. 이씨는 “2020년 8월 이후 면회가 통제됐고, 대면 면회가 잠깐 재개됐을 때는 순번이 제한돼 면회가 쉽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뇌를 다쳐 의사소통은 불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사람을 만나고 자극을 받으면 좀 더 빨리 회복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정신병원·장애인 시설 등 감염 취약 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가 4일 재개된다. 지난 7월 25일 접촉 면회가 중단된 지 70여일 만이다. 방문객은 면회 전 자가검사키트로 음성을 확인한 뒤 입원·입소자를 만날 수 있다. 다만, 면회 중에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음식물 섭취는 불가능하다.

대면 면회 재개 시점이 연휴(한글날)와 맞물려 시설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쳤다. 서울 마포구 시립서부노인전문요양센터 최미경 사무국장은 “하루 10~12팀이 (환자를) 만날 수 있는데, 벌써 일주일 치 예약이 꽉 찼다”고 전했다. 최 국장은 “유리 벽을 두고 마이크로 비대면 소통을 할 때는 15분 남짓 면회 시간도 길게 느끼는 분이 계셨다. 하지만 다시 접촉 면회가 된다고 하니 문의 전화가 쏟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15분 면회 뒤 15분 환기 시간을 둬 예약을 더 늘리지는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대면 면회가 금지됐다. 경기 의정부의 한 요양병원은 2주간 하루 평균 5~10명의 확진자가 계속 발생해 코호트 격리된 상태다. 원장 A씨는 “대면 면회가 허용된다는 소식에 가족들 문의가 잇따르지만, 당분간은 어려워 우리도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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