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축구장 참사' 사망자 131명으로 정정…"중복 집계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2.10.02 14:55

업데이트 2022.10.02 21:28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동과 경찰의 진압 후 사람들이 부상자를 후송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발생한 폭동과 경찰의 진압 후 사람들이 부상자를 후송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젠시의 칸주루한 경기장에서 폭동이 벌어진 이후 경찰관이 부상당한 한 소년을 후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경기에서 서포터의 난동으로 최소 131명이 숨지고, 180여 명이 부상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1964년 페루 리마의 축구 경기장 사망 사고 이후 최악의 사건이다.

사고는 1일(현지시간) 오후 10시께 인도네시아 동부 자와(자바)주 말랑의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열린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 경기가 끝난 후 벌어졌다. 2대 3으로 패한 홈팀 아레마FC의 서포터 수천 명이 경기장으로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난동을 부렸으며, 이에 경찰은 최루탄을 쏘며 진압에 나섰다. 참사는 이때 벌어졌다. 2일 로이터 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경찰의 진압을 피해 한쪽 출구로 몰린 수백명의 사람들은 서로 밀치거나 걸려 넘어진 후 짓밟히면서 압사하거나 질식사했다.

2일 인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전시 칸주라한 경기장에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한 뒤 경찰이 이를 진압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2일 인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전시 칸주라한 경기장에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한 뒤 경찰이 이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에밀 다닥 동자와주 부지사는 지역 보건소의 사망 집계를 인용해 희생자는 131명이라고 전했다. 앞서 당국은 사망자가 129명이라고 했으며, 이후 동자와주 국가재난관리청을 인용해 사망자가 174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다닥 부지사는 트위터에 국가재난관리청의 데이터에 "중복이 있을 수 있다"며, 보건 당국의 데이터가 더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현지 매체 콤파스 TV에 따르면 사망자 중 17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인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전시 칸주라한 경기장에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한 뒤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사고로 최소 128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2일 인도 동부 자바주 말랑 리전시 칸주라한 경기장에서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한 뒤 경찰차에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렸다. 이 사고로 최소 128명이 숨졌다. AP=연합뉴스

니코 아핀타 동부 자와주 경찰서장은 이날 상황을 통제하기 최루탄을 쐈으며, 이후 사람들이 한데 엉키며 압사하거나 질식사했다고 말했다. 그는"아레마FC 팀의 서포터스 중 일부가 선수와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협해 최루탄을 쐈다"며 "사람들이 이를 피하려고 좁은 출구로 나가다 뒤엉켰고, 일부 사람들이 바닥에 깔리면서 사고가 일어났다"라고 말했다.

위얀토 위조요 지역 보건소장은 "희생자 대부분이 다른 사람들에 짓밟히고 깔리면서 호흡 곤란으로 사망했다"고 말했다. 또 일부 부상자는 병원이 아닌 집으로 옮겨진 사례도 있어 정확한 사망자 수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사망자 숫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경찰청 등에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달라"고 당부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성 축구팬 간 충돌과 소동은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인도네시아 프로축구 리그에선 이날 난동을 주도한 아레마FC의 서포터 '아레마니아(Aremania)'를 비롯해 각 팀마다 광적인 서포터가 활동 중이다.
이날 경기도 열성팬 간 충돌을 우려해 원정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서포터들은 경기장 출입이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콤파스 TV에 따르면 마후드 MD 인도네시아 정치법률·안보 조정장관도 이날 비극은 서포터 간 충돌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경기장 수용 인원을 초과한 관객이 입장하는 등 규정이 지키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후드 장관은 인스타그램에 이날 입장 관중은 4만2000명으로 칸주루한 경기장의 수용인원 3만8000명을 4000명가량 초과했다고 밝혔다. 또 현지 경찰은 경기 전에 축구협회에 이런 점을 지적했으며, 또 이날 경기를 오후 10시가 아닌 좀 더 이른 시간대로 옮기라고 권고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국제축구연맹(FIFA) 안정 규정엔 경기장 경비원이나 경찰이 총기나 '군중 통제 가스(crowd control gas)'를 사용해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지만, 이날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동부 자부주 경찰에 이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유누스 누시 인도네시아축구협회 사무총장은 "FIFA가 인도네시아축구협회에 이번 사고 대한 보고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자이누딘 아말리 인도네시아 문화체육부 장관은 당분간 무관중 경기를 고려 중이며, 경기장 안전에 관한 사항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이번 사고로 인해 1주일간 리그 경기를 중단하기로 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축구장 참사는 사망자 숫자로 역대 두 번째다. 1964년 리마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아르헨티나 올림픽 예선전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320명이 사망했다. 또 2001년엔 가나 아크라에서 발생한 사고로 126명의 사망했으며, 1989년 영국 셰필드의 힐스버러 스타디움에선 관중석이 무너져 내려 97명의 리버풀 팬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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