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전기료 월 2270원, 가스 5400원 인상

중앙선데이

입력 2022.10.0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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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호 01면

정부가 1일부터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을 모두 올린다. 가정용 전기요금은 4인 가구 8월 평균 전기요금(3만9390원) 대비 5.7%, 도시가스 요금은 15.9% 인상된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전기료는 월 약 2270원을 더 내야 하고, 가스요금은 약 5400원 늘어날 전망이다. 대기업의 전기료 부담은 더 커진다. 동시에 에너지 절약 운동도 펼친다. 소비재 물가에 더해 공공요금까지 올라 물가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0.3%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분석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30일 한국전력공사는 4분기 전기료를 ㎾h(킬로와트시)당 7.4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결정한 ㎾h당 4.9원 인상에 더해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h당 2.5원을 추가 인상한 것이다. 한전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상승분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도매로 사들여 소비자한테 판매하는데, 9월 전력도매가격(SMP)은 ㎾h당 255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전기를 비싸게 사서 싸게 팔면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전은 사용량이 많은 기업에 추가 인상분을 적용한다. 계약전력 300㎾ 이상의 사업자에게 적용하는 일반·산업용(을) 요금제에서 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고압 A’ 요금은 ㎾h 4.5원을 더해 총 7원 인상하고, 계약전력이 1만㎾를 넘는 ‘고압 B·C’는 ㎾h당 9.2원을 더해 총 11.7원 올린다. 일부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농사용 전력을 사용하기도 했는데, 내년부터 농사용 전력 사용 대상에서 대기업집단은 제외된다.

정부는 전기료를 연료 가격에 맞게 ‘현실화’하면 전력 수요가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면 연료 수입이 감소하면서 최근 악화했던 무역수지가 개선되고, 외환 수요가 줄면서 환율이 안정돼 수입물가가 낮아져 물가 상승도 둔화할 것이란 계산이다. 그러나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기는 가격이 올랐다고 수요가 줄어드는 상품이 아니어서 요금 인상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오히려 산업 측의 원가 부담이 상승하면 소비자에게 가격 부담이 이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공공기관 등 에너지 10% 절약 운동 추진

사상 최악의 영업손실과 적자를 보고 있는 한전 입장에서는 재무 개선을 위해 이번 전기료 인상이 불가피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현재 전 세계는 1970년대 오일쇼크에 준하는 심각한 에너지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수요 효율화를 유도하고,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 악화에 따른 안정적 공급기반 훼손을 막기 위해서는 가격 기능의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가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산업부는 이날 민수용(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을 1일부터 MJ(메가줄)당 2.7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당초 MJ당 0.4원을 인상하기로 했는데, 여기에 연료비 인상분인 2.3원을 추가로 인상하는 것이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높은 추세를 이어가는 데다, 최근 환율까지 급등하며 수입 단가가 더 오른 탓이다. 이에 따라 주택용 요금은 MJ당 19.69원으로 이전보다 15.9% 오르고, 일반용은 19.32원으로 16.4% 상승한다. 치솟은 천연가스 수입 단가만큼 도시가스 요금을 충분히 올려 받지 못하면서 한국가스공사에는 미수금이 급격히 쌓이는 중이다. 올해 2분기까지 가스공사 미수금은 5조1000억원으로, 내년에는 12조60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가격 인상과 함께 정부는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에너지 10% 줄이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한전 내부 자료에 따르면 연간 전력 소비량을 10% 아끼면 LNG 수입액 등으로 인한 올 상반기 무역적자의 59%를 절감할 수 있다.

국민을 대상으로는 ‘에너지 다이어트 서포터즈’라는 이름의 절약 캠페인단을 운영한다. 전기를 절약한 만큼 현금으로 돌려주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전국 가구와 도시가스 부문으로 확대 신설한다. 에너지 절약 시설 투자와 효율 향상 핵심 기술개발을 한 기업에는 세제 지원을 확대하고, 에너지 취약 가구 대상 에너지 바우처의 지원 대상과 단가를 늘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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