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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윤 대통령, 욕하지 않았나”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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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호 03면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30일엔 ‘윤석열 정권 외교 참사·거짓말 대책위’를 발족시키며 윤 대통령을 직접 정조준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기간 불거진 ‘외교 참사’ 논란의 본질을 ‘대통령의 거짓말’로 규정해 다음달 4일 시작되는 국회 국정감사까지 이어가려는 포석이다.

이재명 대표는 30일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도 귀가 있고 판단할 지성을 갖고 있다”며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들어도 ‘바이든’이 맞지 않나. 욕하지 않았나. 적절하지 않은 말을 하지 않았나”라고 되물은 뒤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대국민 사과도, 외교 라인 쇄신도 없이 그냥 뭉개고 가겠다는 건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날 회의에선 ‘워터게이트 사건’과 관련한 거짓말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도 소환됐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닉슨 대통령은 미 의회를 모욕했고, 그걸 가리기 위해 거듭된 거짓말을 했으며, 마지막엔 언론사 세무조사까지 들어갔다. 윤 대통령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고 꼬집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만견역수일견폐(萬犬亦隨一犬吠·한 마리 개를 따라 온 동네 개가 다 짖네)’라는 한시 구절을 읊은 뒤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지 마시고 하루빨리 대국민 사과를 하시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세에 대해 당내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당 핵심 의원은 “강 대 강 대치가 길어지면 결국 민주당 지지율도 박스권에 갇히게 된다”며 “가능한 한 빨리 정쟁에서 민생으로 이슈를 전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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