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억이 7억 됐다 '영끌 노원' 추락...은마도 2년 만에 20억 붕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아파트값이 주간 단위 기준으로 9년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주택 매수 수요 감소에 따른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하락 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지난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19% 하락했다. 18주 연속 하락세로, 지난주(-0.17%)보다 낙폭이 커졌다. 2012년 12월 3일(-0.21%) 조사 이후 최대 낙폭이다. 문종훈 부동산원 주택통계부장은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주요 아파트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급매물 위주로만 간헐적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20억원대 깨져…2020년 12월 이후 처음

서울 25개 구가 일제히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노원구(-0.33%)와 도봉구(-0.32%), 서대문구(-0.28%), 종로구(-0.26%), 성북·은평구(-0.25%) 등 강북 지역 아파트값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20·30세대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수요가 몰렸던 노원구는 2012년 12월 3일(-0.39%) 이후 9년10개월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6단지 전용면적 58㎡의 경우 지난달 26일 7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9월 기록한 최고가 9억40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낮은 금액이다.

고가 아파트가 많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선 송파구(-0.23%)의 낙폭이 컸다. 지난해 9월 21억9000만원에 팔렸던 송파구 잠실동 엘스 전용 59㎡는 지난 14일 16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여 만에 6억원 가까이 떨어진 셈이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1%, 0.05% 하락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 전용 76㎡는 최근 19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020년 12월(19억5000만원) 거래 이후 1년10개월 만에 20억원대가 깨진 것이다. 지난해 11월엔 최고가인 26억3500만원에 팔렸던 아파트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경기도(-0.27%)와 인천(-0.31%)도 낙폭이 커지고 있다. 수원 영통구(-0.57%)와 양주시(-0.47%), 광명시(-0.43%), 오산·의왕시(-0.41%) 등이 경기도 평균 집값을 끌어내렸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은 지난주(-0.23%)보다 더 떨어져 0.25% 하락했다. 지방도 0.16% 떨어져 전국 아파트값은 평균 0.2% 내렸다. 지난주(-0.19%)보다 하락 폭이 커진 수치로, 부동산원이 2012년 5월 시세 조사를 시작한 이래 10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전문가는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금리 인상과 대출 문제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주택 수요가 붙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상당수 수요자는 계속 관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29일까지 집계한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55건으로, 지난해 8월(4064건)보다 84%가량 줄었다. 8월 거래량으로는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역대 최저다.

전세 시장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8% 떨어져 지난주(-0.16%)보다 낙폭이 커졌다. 2019년 2월 18일(-0.22%) 조사 이후 3년7개월 만에 가장 많이 내린 수치다. 경기도(-0.32%)와 인천(-0.33%)도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각각 0.05%포인트, 0.01%포인트 커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