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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이 1호 고객...경남은행 옛 본점 52년 만에 역사 뒤안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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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은행 옛 본점…지금은 ATM 4대만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은행 창동무인지점. 과거 경남은행의 본점이었던 건물이다. 사진 BNK경남은행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은행 창동무인지점. 과거 경남은행의 본점이었던 건물이다. 사진 BNK경남은행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의 ‘BNK경남은행 창동무인지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 1층에 있는 해당 은행 영업점에는 현재 현금자동인출기(ATM) 4대만 운영되고 있다. 당초 창동지점이었던 이곳은 지난 7월부터 영업 창구가 빠지면서 무인지점으로 바뀌었다. 직선거리로 약 450m 떨어진 ‘롯데백화점 마산점’ 인근 경남은행 서성동 지점으로, 창동지점이 임시 이전하면서다.

창동무인지점이 위치한 이 건물은 과거 1970·80년대 경남은행 본점이었다. 당시 부산과 함께 경남 최대 도시로 불린 옛 마산의 금융 중심지였다. 하지만 건물이 노후하면서, 경남은행은 이 건물을 철거 후 재건축하기로 결정했다. 경남은행 전성기를 함께 했던 옛 본점이 5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 것이다.

1970년 개업…첫 고객은 박정희 대통령

BNK 경남은행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1970년 5월 22일 출범했다. 현재 창동무인지점이 있는 건물에서 직선거리로 약 250m 떨어진 옛 마산(현 창원) 오동동에 있는 상업은행 마산지점을 임시 행사(行舍ㆍ은행건물)로 사용, 영업을 개시했다. ‘국토균형발전’, ‘지역경제활성화’라는 정부 정책에 따라 전국에 설치된 10개 중 9번째 지방은행이었다.

이때 경남은행은 자본금 3억원 임직원 54명의 작은 규모로 시작했다. 하지만 영업 첫날 모인 예금액이 자본금에 육박하는 2억6800만원에 달할 만큼 지역민 성원은 컸다고 한다. 당시 경남은행 1호 고객은 박정희 대통령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은행에 10만원을 ‘축하 예금’으로 입금했다.

‘창동 본점’ 이전…경남·울산 아우르다

1970년 10월 당시 경남 마산시(현 창원시) 창동에 들어선 경남은행 본점. 현재는 경남은행의 창동무인지점이 있는 건물로, 올해 철거가 예정돼 있다. 사진 BNK경남은행

1970년 10월 당시 경남 마산시(현 창원시) 창동에 들어선 경남은행 본점. 현재는 경남은행의 창동무인지점이 있는 건물로, 올해 철거가 예정돼 있다. 사진 BNK경남은행

경남은행은 개점 5개월 뒤인 1970년 10월 현재 창동무인지점이 있는 자리에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해 정식 본점으로 사용했다. 1973년에는 부산은행 진주지점과 울산지점까지 양수받으면서 서부경남과 울산을 아우르는 지역은행 입지를 굳혔다. 이른바 ‘창동 본점’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후 경남은행은 1970년대 마산수출자유지역과 창원종합기계공업기지 조성 등에 힘입어 창립 10년 만인 1980년 자본금 75억원, 총자산 2210억원, 임직원 1200여명으로 성장했다.

마산 창동에서 경남은행은 20여년간 지역 경제의 중심을 지켰다. 하지만 사업이 확장되면서 창동 본점 업무 공간이 협소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결국 경남은행은 1992년 현재 본점이 있는 창원 마산회원구 석전동에 신사옥을 신축, 본점을 이전하면서 ‘창동 본점’ 시대는 막을 내렸다.

경남은행 “올해 철거 시작…역사관 건립 등 논의”

경남은행은 올해 안에 옛 본점인 ‘창동무인지점’이 있는 건물을 철거할 계획이다. 내년 초까지 철거 작업을 마무리한 뒤 해당 부지에 새로운 건물을 지을 방침이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향후 역사관이나 영업지점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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