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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삶 바꿨다, 2030 뱃살 늘고 여행은 당일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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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2020년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은 많은 걸 바꿨다. ‘나’의 일상도 두드러진 변화가 나타났다.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비만이 급증했고, 여행은 숙박보다 당일 중심으로 재편됐다. 의료계 등 기관을 바라보는 신뢰도는 크게 높아졌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은 27일 이런 내용을 담은 ‘국민 삶의 질 지표로 살펴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일상 변화’ 보고서를 공개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모든 지표가 급격하게 달라진 건 아니지만, 국민 삶 곳곳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됐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개인적 측면에선 삶의 만족도가 오히려 올라갔다. 2019년 6점(10점 만점)이던 삶의 만족도는 2020년엔 동일했지만 2021년엔 6.3점이 됐다. 다만 2020년 3.7점이었던 부정 평가가 2021년 4점으로 높아지는 등 부정적인 정서도 함께 커지는 양상을 보였다.

외부활동이 제한되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면서 건강엔 적신호가 켜졌다. 2019년 33.8%였던 비만율은 2020년 38.3%로 급증했다. 남녀 모두 늘어난 뱃살 고민이 커졌다. 특히 다른 연령대보다 20~30대의 비만율 증가가 두드러졌다. 19~29세는 1년 새 27.6%에서 32.6%로, 30~39세는 34.9%에서 41.6%로 뛰어올랐다.

여가 활동이나 사회적 관계 등도 사뭇 달라졌다. 1인당 평균 국내 관광여행일수는 2019년 10.01일이었지만, 팬데믹 첫해인 2020년 절반 가까운 5.81일로 확 줄었다. 그다음 해 6.58일로 소폭 상승했지만,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 관광여행 경험률은 달랐다. 2019년 85%에서 2020년 75.5%로 줄었다가 2021년엔 89%로 오히려 더 높아졌다. 유행 장기화와 해외여행의 어려움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보고서는 “여행일수와 여행 경험률의 차이는 1박 이상의 숙박 여행이 줄어든 대신, 당일 여행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숙박 여행일수는 팬데믹 전후로 대폭 줄었지만, 당일 여행일수는 큰 차이가 없었다.

사회단체 참여율은 2019년 51.8%에서 2020년 46.4%로 줄었다가 지난해엔 47.7%로 소폭 반등했다. 거리두기로 단체 모임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2020년 들어 동호회, 동창회·향우회가 다른 유형보다 감소 폭이 컸다는 게 이를 잘 보여준다. 반면 종교단체와 지역사회모임 참여율은 같은 시기 오히려 증가했는데, 지역사회에 대한 소속감이 커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41.5%에서 2021년 55.4%까지 크게 올랐다. 유행 초반 정부 대응이나 의료계에 대한 신뢰, 재난지원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관 신뢰도 측정 대상인 16곳 중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다만 대인 신뢰도는 같은 기간 66.2%에서 59.3%로 줄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과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제한된 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보고서는 “2021년 사회단체참여율, 1인당 여행일수, 대인 신뢰도 등은 2020년과 비교해 일부 회복되는 추세를 나타내면서 사람들이 변화된 일상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일상생활에서 큰 변화를 경험했지만, 주관적 웰빙 지표들은 상대적으로 안정된 추세를 보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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