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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공사 사장, 떨리는 손…'신당역 살인' 열흘만에 공식 사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떨리는 손으로 헌화…"직원들도 스토킹 낌새 알아채지 못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스토킹 살인사건 현장인 서울 중구 신당역 여성 화장실을 찾아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조문 뒤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스토킹 살인사건 현장인 서울 중구 신당역 여성 화장실을 찾아 입구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조문 뒤 사과문을 발표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신당역 스토킹 살인사건’ 발생 열흘 만인 24일 피해자와 유족, 시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김 사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역사에 설치된 추모공간을 방문해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사과했다.

이날 짙은 남색의 양복과 검은 넥타이 차림으로 사고 현장인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 분향소를 찾은 김 사장은 떨리는 손으로 헌화한 뒤 미리 준비해 온 사과문을 낭독했다.

김 사장은 “불의의 사건으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빈다”라며 유족과 시민, 직원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이어 “고인께서 오랜 기간 큰 고통 속에서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해왔다는 사실을 너무 늦게 알게 되어 통한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어떤 좋은 대책을 만들어도 고인께서 다시 돌아오실 수 없겠지만 다시는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에 마련된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뉴스1

김상범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신당역 여자 화장실 앞에 마련된 '신당역 살인사건' 피해자의 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뉴스1

김 사장은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직원들이 더욱 안전한 근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현장의 사각지대를 촘촘하게 챙겨 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고인을 명예직원으로 영원히 기억하겠다”며 “고인의 남겨진 뜻을 이어받아 더 안전한 지하철, 안심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열흘 만에 사과가 이뤄진 것과 관련해선 “공식적인 사과가 늦어진 것에 대해 죄송하다”며 유족들과의 협의, 현장 방문, 대책 마련 등의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스토킹 피해 정황이 많았고 압수수색도 했는데 동향 보고라도 받은 게 없나’라는 취재진 질문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그런 낌새를 알아채지 못했다”며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표했다.

그는 신당역 사건 재발 방지 대책 가운데 하나로 내놓은 여성 직원 당직 근무 축소가 오히려 직장에서의 여성 차별을 조장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오해가 있다. 그런 일 없도록 최종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에서 공사 직원 전주환(31)이 여성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주환을 체포한 경찰은 수사를 마치고 검찰로 사건을 송치했으며 현재 검찰은 보강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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