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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똘한 한채' 올랐다…장하성 전 대사 재산 7억 늘어난 111억

중앙일보

입력

강인선 대통령비서실 해외홍보비서관은 그의 배우자와 함께 서초구 방배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에 각각 아파트를 1채씩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강 비서관.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강인선 대통령비서실 해외홍보비서관은 그의 배우자와 함께 서초구 방배동과 강남구 압구정동에 각각 아파트를 1채씩 보유하고 있다. 사진은 브리핑하는 강 비서관.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정책을 다뤘던 장하성 전 주중대사 재산이 7억원가량 증가하는 등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한 전·현직 공직자들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사혁신처는 23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할 재산 공개 대상자 801명의 재산등록 사항을 공개했다. 신규 임용한 26명과 승진한 43명, 그리고 퇴직한 720명이 공개 대상이다.

현 정부 인사 중에서는 박성근 국무총리비서실장 재산이 229억2772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동조 대통령비서실 연설기록비서관(124억1730만원)이 뒤를 이었다.

강남 지역 인근에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한 현직 공직자도 여럿이었다. 장성민 대통령비서실 정책조정기획관이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36억원대(공시지가 기준) 아파트를, 김일범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23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배우자와 공동으로 19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배우자와 공동으로 19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뉴스1

이복현 금융감독원장(19억원대)과 조상준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16억원대),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18억원대)도 모두 공시 지가 기준 10억원대 아파트가 서초구에 있다고 신고했다.

김오진 대통령비서실 관리비서관, 이상협 대통령비서실 디지털소통비서관, 조성경 대통령비서실 과학기술비서관은 나란히 각각 서울 강남구에 18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똘똘한 두 채’에 투자한 고위 공직자도 있다. 강인선 대통령비서실 해외홍보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16억원대 아파트를 소유했고, 그의 배우자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33억원대 아파트를 보유했다.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도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11억원대,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15억대 아파트를 소유했다.

강인선·장형준 ‘똘똘한 두 채’

문용식 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이 지난 2021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문용식 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원장이 지난 2021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이날 공개 대상 801명 중 720명은 이번에 퇴직한 공직자다. 이들 중에서 최고액 자산가는 황규복 전 서울특별시의회 의원으로 129억3007만원을 신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시의회에서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았던 황 전 의원은 지난 3월 대비 재산이 약 18억원 증가했다. 서울시 구로구 상가를 68억원에 매각하면서 현금이 41억원에서 103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문용식 전 원장이 123억4506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나우콤 대표이사 출신인 문 전 원장은 2011년 아프리카TV(전 나우콤) 주식을 170억원에 매각했다.

이 가운데 장하성 전 주중대사는 세 번째로 재산이 많은 퇴직 공직자다. 청와대 정책실장 임용 당시인 2017년 93억원이던 장 전 대사 재산은 정책실장에서 물러났던 2019년 104억원으로 증가했다가, 이번에 111억원으로 뛰었다.

최근 7개월간 약 7억원의 재산이 증가한 배경은 서울 송파구 잠실동에 배우자와 공동으로 보유한 아시아선수촌아파트(전용면적 134.48㎡) 공시가격이 약 7억7100만원 뛰었기 때문이다. 장 전 실장은 이 아파트 가격을 23억5500만원으로 신고했다. 이 아파트 동일 면적의 올해 실거래가는 36억~37억5000만원이다. 공직자윤리법은 주택 가격을 공시가격이나 실거래 가격 중 하나로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장 실장은 시세보다 10억원 이상 낮은 공시가격을 선택했다.

장하성 전 주중대사가 3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하성 전 주중대사가 3년여의 임기를 마치고 23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금 보유액은 83억원에서 82억6300만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 장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정책실장을 맡았던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념 국민인수위원회 대국민 보고에서 “가장 잠 못 이룬 것은 부동산 정책”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확실하게 하겠다, 주머니에 남은 정책이 많다’고 했는데, 요즘도 매일 대통령 주머니 채운다고 잠을 이루기 어렵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2020년 7월 ‘2급 이상 고위공무원 다주택 처분’을 지시했지만, 다주택 보유제한 지침을 따르지 않았던 장하성 전 실장은 주중대사 퇴직 시점에도 여전히 다주택을 유지했다. 잠실 아파트와 더불어 경기도 가평군에 공시가 2억원대 주택을 배우자와 공동 소유했다.

정순균, 4개월 만에 31억원 늘어

정순균 서울시 강남구청장이 5일 구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정순균 서울시 강남구청장이 5일 구청장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정동 기자

한편 이번 신고 대상인 전·현직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중에서는 정순균 전 강남구청장이 최고액 자산가였다. 지난 6월 구청장 자리에서 물러난 정 전 구청장이 신고한 재산은 117억2739만원이다. 지난 2월 신고했던 금액(86억2038만원)과 비교하면 31억원이 증가했다.

증가 금액을 기준으로 봐도 그는 전국 기초자치단체장 중 가장 재산이 늘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배우자 명의로 소유했던 근린생활 건물을 매각하면서 부동산 자산이 59억원 줄었지만, 이 거래로 인해 배우자가 보유한 현금이 67억원 이상 증가했다. 또 24억6901억원가량이던 은행 빚이 4억5046만원으로 20억원 정도 감소했다.

반면 공직 생활을 하면서 가장 재산이 많이 줄어든 기초자치단체 고위공직자는 조인철 광주광역시 전 문화경제부시장이었다. 같은 기간 47억3852만원이던 재산이 26억9323억원으로 약 20억원 감소했다. 26억원이 넘던 예금액이 6억원 미만으로 줄었고, 3억5100만원이던 주식평가액도 2억7100만원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조 전 부시장은 “주식 투자로 인해 현금이 감소했고, 주식 시장 부진에 따라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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