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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 실효성 의문"…전자발찌 살인범 강윤성 2심도 무기징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해 9월 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해 9월 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끊고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윤성(57)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 박연욱·박원철·이희준)는 22일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1심 판단을 유지했다.

1심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됐는데 당시 배심원 9명 전원은 유죄 평의를 내렸고 3명이 사형, 6명이 무기징역 결정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다수의 의견을 받아들여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우선 “피고인의 전력과 범행 내용을 보면 성행 개선의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이는 우리 사회가 인내할 정도를 넘어선 것이어서, 사법제도가 상정하는 응분의 형벌인 사형으로 대처함이 마땅해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강도 범행을 하다가 우발적으로 살해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고, 범행을 후회하면서 자수한 점 등을 보면 교화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심의 양형 판단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강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가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되는 사정을 보면 사형 선고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있다”고 했다.

전과 14범인 강씨는 지난해 8월 26일 오후 40대 여성 A씨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하자 그를 살해한 뒤 다음날 미리 준비한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이틀 뒤인 29일 오전에는 50대 여성 B씨가 전에 빌려준 돈 2200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그 역시 살해했다. B씨로부터 훔친 신용카드를 사용한 혐의와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경찰관의 목을 조르는 등 소란을 피운 혐의도 받는다.

이후 경찰에 자수해 강도살인·살인·사기·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전자장치 부착법 위반·공무집행방해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7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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