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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닝 9실점' KIA, 처참한 8연패…추격자는 더 늘어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또 졌다. 지난 20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 1-11로 패해 8연패에 빠졌다. 이번 패배는 타격이 더 크다. 선취점을 뽑았고, 8회까지 1-2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갔다. 이 스코어를 유지했다면,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충분히 재역전을 노려볼 만한 상황이었다.

20일 광주 LG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KIA 션 놀린. 연합뉴스

20일 광주 LG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KIA 션 놀린. 연합뉴스

KIA의 희망은 9회 초, 송두리째 날아갔다. 8이닝 동안 2점을 내준 마운드가 9회 한 이닝에만 9실점했다. 첫 투수로 투입된 김유신이 오지환과 문보경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게 '참사'의 시작이었다. 이형종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2·3루에서 다음 투수 박준표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유강남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서건창에게도 우전 안타를 내줬다. 야수들이 3루로 송구하는 사이 서건창이 2루를 밟아 1사 2·3루 위기는 이어졌다.

KIA 투수가 다시 김재열로 교체됐지만, 이미 빼앗긴 흐름을 되찾아오기엔 역부족이었다. LG 홍창기의 2타점 적시타와 박해민의 좌전 안타, 김현수의 3점 홈런(시즌 23호)이 잇따라 터졌다. 어느덧 스코어는 8점 차까지 벌어졌다.

채은성이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어렵게 투아웃을 잡았지만, 한 바퀴 돌아 다시 찾아온 오지환 타석에서 KIA 3루수 김규성이 평범한 땅볼을 잡지 못하고 놓쳤다. 결국 대타로 나선 LG 김민성에게 올 시즌 1호 홈런을 헌납하면서 2점을 더 내줬다. 악몽 같던 KIA의 9회 초는 이형종을 삼구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에야 간신히 막을 내렸다.

KIA는 지금 최악의 위기에 빠져 있다. 지난 1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지난 주 6경기에서 키움 히어로즈,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와 맞붙었다가 모두 졌다. 새로운 마음으로 한 주를 시작하려 했지만, 연패에 마침표를 찍기는커녕 숫자만 더 늘렸다. 그 사이 시즌 내내 잘 지켜오던 '5강'의 위상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6위 NC 다이노스와의 간격은 이미 1.5경기 차로 좁혀졌다. 이날 NC가 두산에 패하지 않았다면, 0.5경기 차까지 줄어들 뻔했다. 하지만 이날 패배로 '추격자'는 더 늘었다. 삼성이 3연승을 달리면서 2.5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롯데 자이언츠 역시 한화전 역전승으로 KIA와의 격차를 3경기로 줄였다.

9회 초 대량실점이 이어지자 침통한 KIA 더그아웃. 연합뉴스

9회 초 대량실점이 이어지자 침통한 KIA 더그아웃. 연합뉴스

김종국 KIA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가능하면 미팅을 자제하려 하지만, 이번엔 감독인 나부터 안정을 찾기 위해 다같이 모이는 시간을 만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선수들에게 "타석에서든 수비에서든,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임하자"고 당부했다.

8회까지는 잘 버텼다. KIA 선발 션 놀린은 5회 유강남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을 뿐, 7이닝 동안 안타 5개만 맞고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이 LG 선발 아담 플럿코를 공략하지 못한 게 문제였다. 두 번의 만루 기회에선 무기력하게 무득점으로 물러났다. 실점을 최소화하던 놀린이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는 불펜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경기 막판 마운드를 급습한 패배의 기운을 아무도 끊어내지 못했다.

KIA는 6위 NC와 22~24일 창원에서 3연전을 치른다. 강인권 NC 감독대행은 이미 "총력전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원투펀치 드류 루친스키와 구창모가 모두 이때 출격한다. 반면 KIA는 이미 놀린 카드를 썼고, 토마스 파노니는 21일 LG전에 나선다.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뒤늦게 찾아온 KIA의 수난시대가 끝날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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