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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핵잠수함도 연합훈련 참가…초음속 폭격기 B-1B도 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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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서 전방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미 해군의 핵추진 항공모함에 이어 핵추진 잠수함이 동해상에서 한ㆍ미 연합훈련을 갖기 위해 출동했고, 미 공군의 초음속 폭격기인 B-1B ‘랜서’가 미 본토에서 출격해 인도ㆍ태평양 지역까지 장거리 비행에 나섰다.

북한이 이미 7차 핵실험 준비를 마치고 연쇄 도발을 강행할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전략적인 행보에 들어간 셈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도발에 강한 사전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SSN)인 애나폴리스함이 이달 말 동해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 함정과 연합훈련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미 샌디에고 포인트 로마 기지에 정박 중인 애나폴리스함. 사진 미 해군

미국 해군의 로스앤젤레스급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SSN)인 애나폴리스함이 이달 말 동해 공해상에서 한국 해군 함정과 연합훈련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2018년 2월 미 샌디에고 포인트 로마 기지에 정박 중인 애나폴리스함. 사진 미 해군

20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의 핵잠수함인 애나폴리스함(SSN-760ㆍ수중배수량 7000t급)이 조만간 한반도 주변 해역에 들어온다. 한 소식통은 “애나폴리스함이 이달 말 동해 공해상에서 열리는 한ㆍ미 해상 연합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며 “국내에 입항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군 측이 운용하는 전력이어서 답변이 제한된다”고만 밝혔다.

로스앤젤레스(LA)급 공격형 핵잠수함(SSN)인 애나폴리스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는 수직발사관(VLS) 12문을 갖추고 있다. 훈련이 펼쳐지는 동해상에선 북한 전역을 사정권에 둔다.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북한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 사진은 과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된 토마호크 미사일 시험 장면. 중앙포토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북한 어디든 타격할 수 있다. 사진은 과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실시된 토마호크 미사일 시험 장면. 중앙포토

앞서 해군은 오는 23일 미 7함대 소속 항모강습단이 부산 작전기지에 입항한다고 밝혔다. 항모강습단은 핵항모인 로널드 레이건함(CVN 76)과 타이콘데로가급 미사일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 알레이버크급 미사일구축함 배리함(DDG 52) 등으로 이뤄졌다.

미 항모강습단의 부산 입항은 지난 2017년 10월 당시 레이건함 입항 이후 5년 만이다. 항모강습단은 수일 간 부산작전기지에서 정박한 뒤 동해 공해상으로 이동해 해군 함정과 연합훈련을 가질 계획이다. 이때 애나폴리스함도 합류한다.

"B-1B, 2만2000㎞ 비행"

괌에서 뜨면 2시간 만에 한반도로 날아오는 초음속 폭격기 B-1B도 최근 출격했다. 미 전략사령부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우스다코다주 엘즈워스 공군기지에서 이륙한 B-1B가 인도ㆍ태평양 지역까지 장거리 비행훈련을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전략폭격기 등 미 본토의 전략 자산이 유사시 곧바로 출격하는 ‘역동적 전력 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의 일환이다.

미국 공군의 초음속 폭격기인 B-1B가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 기지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륙하고 있다. B-1B는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29시간 동안 장거리 비행을 하고 돌아왔다. 사진 미 공군

미국 공군의 초음속 폭격기인 B-1B가 사우스다코타주 엘즈워스 공군 기지에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이륙하고 있다. B-1B는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29시간 동안 장거리 비행을 하고 돌아왔다. 사진 미 공군

미군 측은 “이번 훈련에서 29시간 동안 1만2000마일(약 2만2000㎞)을 비행했다”며 “이런 장기 임무는 폭격기들을 전진 배치하지 않고도 전 세계 어디서든 잠재적 적의 공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에 전략적 억제를 지원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을 두고 한ㆍ미가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가진 외교ㆍ국방 고위급(2+2)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에서 논의했던 전략자산 전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미측이 회의 전날 신범철 국방부 차관에게 B-52 전략 폭격기를 보여준 것도 같은 맥락이란 지적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북한의 전술핵 개발 등에 대한 한국의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전략자산을 수시로 보내는 형태”라며 “비단 북한뿐 아니라 대만 침공 등 중국발 위협에 대해서도 한ㆍ일ㆍ대만 방어를 강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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