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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북송 핵심’ 김유근 전 靑1차장 소환…정의용·서훈 남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유근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2020년 6월11일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유근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지난 2020년 6월11일 청와대 브리핑 룸에서 대북 전단 및 물품 살포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정부의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김유근(64) 전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청와대 안보실은 탈북어민 강제북송 관련 의사결정 컨트롤 타워였던 만큼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지난달 서호 전 통일부 차관에 대한 조사와 북송 의사결정 과정을 알아보기 위한 대통령기록관 압수수색도 마친 상태다.

핵심 피고발인 소환…‘강제북송’ 정점으로 치닫는 수사

19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이준범)는 이날 오전부터 김 전 차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김 전 차장은 2019년 11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에서 임의진 전 공동경비구역(JSA) 경비대대장으로부터 ‘판문점에서 북한 주민 2명 송환 예정’이라는 문자 메시지로 보고받은 당사자로 사건의 핵심 관계자에 해당한다. 김 전 차장이 받은 문자 내용이 당시 사진기자단 카메라에 포착돼 강제북송 사건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된 계기를 제공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인권정보센터가 고발한 인물 중 임 전 대대장과 서호 전 통일부차관 등은 이미 8월 말 검찰 조사를 마쳤다. 이 때문에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 등 강제북송 의사결정의 정점에 있는 인물들도 소환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고발인 측은 정 전 실장과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이 법적 근거 없이 선원들을 강제북송해 직권남용을 저질렀으며, 북송과정에서 불법체포감금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 직권남용·불법체포·범인도피죄 적용 무게

이 외에 법상 우리 국민으로 간주되는 다른 북한 선원을 살해했다고 정부가 발표한 만큼, 재판 없이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북한으로 선원들을 보낸 건 형법 151조의 범인도피죄라는 점도 고발 사유에 포함됐다. 김연철 전 장관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의 경우 이에 더해 합동조사단의 조사를 이틀 만에 종료하고 조사단이 요구한 강제수사를 무마하는 등 직무유기를 저질렀다는 혐의도 받는다.

지난 4월20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지난 4월20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서울중앙지검. 연합뉴스.

검찰은 강제북송의 위법성에 대해선 확신하는 분위기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헌법에 보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거나 침해하려고 하면 국가 안전보장, 공공복리, 질서유지와 같은 정당한 목적이 있어야 하고 법률에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국가가 국민을 북송할 수 있다는 법률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중국주재 북한대사관에서 북한 공민증을 받은 주민도 강제퇴거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96누1221)도 주요 근거로 하고 있다.

정의용 “국민 생명 보호”…檢 “북송 정당화 안 돼”

앞서 정 전 실장은 지난 7월 입장문을 내고 북송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이들은 엽기적 살인마들”이라며 “우리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어떤 국민이 다른 국민에게 위해를 끼치면 형법과 형사소송법에 따라 기본권을 제한할 수 있지만, 위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해서 북송을 하나”라고 답했다.

검찰이 강제북송 의사결정 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대통령기록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끝낸 만큼,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를 확보했고, 확보한 자료 중 어떤 내용이 있다고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다만 (압수수색 결과에 대해) 실망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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