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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클럽서 파격 유세…트뤼도 위협하는 43세 보수정치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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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10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10일(현지시간) 오타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맞붙는) 전례 없이 격렬한 선거가 될 것이다.”
캐나다에서 2025년 10월 총선을 앞두고 때 이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캐나다 제1야당인 보수당 당 대표 경선에서 피에르 푸알리에브르(43)가 선출되면서다. 득표율 68%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텔레그래프는 17일 “푸알리에브르가 중도 보수주의자 장 샤레 전 부총리를 68대 18로 압승한 것은 국가의 정치환경에서 무언가 변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트뤼도 총리의 자유당은 오랫동안 세계 무대에서 성공적인 진보 정치의 상징이었지만, 집권 7년이 되는 현재 자유당 정부는 정치 스캔들과 주택 위기, 물가상승, 유권자들의 피로로 위기에 처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최근 여론조사기관 앵거스리드 연구소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 지지율은 36% 수준이다.

에린 오툴 전 보수당 대표의 수석 전략가인 댄 로버트슨은 차기 총선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며 보수당 승리를 주장했다. 그는 조기 총선 가능성을 점치면서 “세 차례의 총선에서 승리한 현직 총리와, 모든 면에서 그에 못지않은 능력을 갖춘 더 젊은 남성이 겨루게 됐다”며 “(다음 총선은) 내 인생에서 가장 흥미로운 정치적 전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정치 문법 깨트린 파격 보수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13일(현지시간) 의회 앞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다 보수당 대표가 13일(현지시간) 의회 앞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푸알리에브르는 기존 정치 문법을 완전히 깨트렸다. “진정한 보수주의자”를 자처하지만, 주요 사안에서 전형적인 보수 정치인들과는 다른 입장을 취한다. 낙태와 동성애에 찬성하고, 친(親) 이민주의자로도 꼽힌다. 그는 실제 최근 출범시킨 당 지도부에도 성 소수자와 유색 인종을 발탁했다. 멜리서 랜츠먼(38) 하원의원과 남아시아 출신 팀 어펄 하원의원을 부대표에 임명했다.

나이트 클럽에서 유세를 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J.J. 맥쿨로프는 “몇 주 전 밴쿠버 나이트 클럽에서 열린 푸알리에브르의 유세에 가봤는데 파격적인 장소는 차치하더라도 참석자가 대부분 정치 현장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20~30대 남성이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대부분 “정치현장에 처음 나와봤다”는 이들이다. 이번 보수당 경선에선 신규 당원만 31만1958명에 이른다. 투표권이 있는 당원 67만8000명 중 41만8000명이 이번 선거에서 투표했다.

“대중 분노 이용에 능숙”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당 보수당 대표(가운데)가 12일(현지시간) 아들을 안고 아내(왼쪽)와 길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피에르 푸알리에브르 캐나당 보수당 대표(가운데)가 12일(현지시간) 아들을 안고 아내(왼쪽)와 길을 걷고 있다. AFP=연합뉴스

푸알리에브르는 16살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프랑스계 캐나다인 교사 부부에 입양됐다. 2004년 총선에서 당선해 당내 최연소 하원의원이 됐다.  2013~15년 스티븐 하퍼 정부에서 민주개혁부와 고용사회개발부 장관을 역임했다. 보수당 마지막 총리인 하퍼 전 총리는 이번 경선에서 그를 지지했다.

그는 간결하고 직선적인 메시지와 언변을 자랑한다. 푸알리에브르는 이번 선거에서 최근의 인플레이션을 ‘쥐스탱-플레이션’으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펼쳤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책임을 묻겠다며 캐나다 은행 총재를 해고하고, ‘엘리트 집단’인 세계경제포럼(WEF)에 장관들의 참석을 금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텔레그래프는 “그의 압도적인 승리 요인은 전투적인 스타일”이라고 분석했다. 그가 올 초 코로나19 방역정책 반대에서 시작해 반(反)트뤼도 시위로 확산했던 트럭 시위를 지지했던 점을 들어 “대중의 분노를 능숙하게 이용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됐다”고도 지적했다.

푸알리에브르는 10일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정권교체를 주장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오늘 밤 여러분에게 더 많은 청구서를 주고 덜 돌려주는 낡은 정부를 대체하는 여정을 시작합니다. 새로운 정부는 여러분의 월급과 노후, 집, 그리고 국가 등 여러분이 우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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