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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서 부화한 황로, 둥지떠날때까지 67일간 희귀 기록 공개[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태화강 대나무숲서 5마리 부화 
울산 태화강 대나무숲에서 황로 새끼 5마리가 부화해 둥지를 떠나기까지 67일간 기록이 공개됐다.

울산시가 태화강 삼호철새공원에 설치된 관찰카메라로 황로 새끼가 부화해 둥지를 떠나기까지 67일간 성장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제법 굵은 깃털이 자라난 새끼 황로. [사진 울산시]

울산시가 태화강 삼호철새공원에 설치된 관찰카메라로 황로 새끼가 부화해 둥지를 떠나기까지 67일간 성장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제법 굵은 깃털이 자라난 새끼 황로. [사진 울산시]

울산시는 지난 5월 16일부터 8월 1일까지 삼호철새공원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황로 새끼가 부화에서 이소(離巢·둥지를 떠나는 일)까지 67일간 성장 과정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관찰기록은 태화강 대나무숲에 둥지를 트는 백로류 중 2019년 중백로, 2020년 왜가리, 지난해 중대백로에 이어 네 번째 기록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관찰됐던 백로는 대나무숲 위쪽에 둥지를 틀어 관찰이 용이 했지만, 황로는 대나무숲 안쪽에 둥지를 트는 습성으로 인해 관찰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첫 포착은 지난 5월 16일이었다. 나뭇가지 너머 둥지에서 5개의 알을 품고 있는 황로 모습이 CCTV에 잡혔다. CCTV에 따르면 황로 암‧수가 교대로 알 품기를 반복한 결과 환경의 날인 6월 5일, 첫 번째와 두 번째 알이 부화했다. 이어 6월 7일, 세 번째와 네 번째 알이 부화했고, 6월 9일, 마지막 다섯 번째 알도 부화해 5마리의 작은 생명이 탄생했다.

황로는 알을 낳고 22일에서 26일(평균 23일)정도 품어 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에 부화 한 알은 지난 5월 12∼14일께 낳은 것으로 추정된다.

암·수 교대로 품어 체온유지
부화 이후 지난 6월 20일까지 새끼 체온 유지를 위해 암·수가 교대로 품었으며 물고기·개구리 같은 먹이를 주는 장면도 포착됐다. 황로 부부는 교대 때마다 고개를 위로 들고 반겼으며 잠깐이지만 둥지에 함께 머물다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솜털이 점차 굵은 깃털로 바뀌는 시점에 어미 새는 둥지 곁에서 새끼들을 돌봤고 이내 둥지를 벗어나 먹이를 줄 때만 찾아왔다. 부화 후 30일째 되던 지난 7월 5일, 새끼 중 2마리는 둥지 옆 나뭇가지로 오르면서 둥지를 벗어나려 했다.

지난 7월 22일쯤부터 둥지를 날아오른 어린 새들은 먹이를 먹을 때만 둥지를 찾았다. 7월 27일부터는 어미새가 이소 유도를 위한 먹이 주기 모습이 목격됐다. 8월 1일부터는 이런 모습이 관찰되지 않아 7월 31일 완전 이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대나무숲 중간에 둥지를 트는 황로 번식과정에 대한 관찰기록은 공개된 자료를 찾지 못했을 정도로 보기 힘든 과정이다”며 “관찰기록 영상자료는 울산국제철새도시 홍보와 교육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로(Bubulcus ibis)는 여름 철새로 동남아시아에서 겨울을 보내고 4월이면 번식을 위해 태화강을 찾아온다. 번식기에는 등·가슴·정수리가 주황색을 띠며 겨울이 오면 흰색으로 바뀌거나 얕은 황색만 남는다.

수컷은 나무를 흔들거나 부리를 수직으로 들어 구애(求愛)를 하고 교미 전에 부리와 다리가 빨간색으로 바뀐다. 황로는 백로보다 크기가 작고 짧고 굵은 목을 가졌고 부리가 굵고 튼튼하며 구부정한 자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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