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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철의 셀럽앤카]㊷ 王·대통령 타던 車…올해로 120주년 됐네

중앙일보

입력

‘아메리칸 럭셔리’를 상징하는 캐딜락이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이했다. [사진 캐딜락]

‘아메리칸 럭셔리’를 상징하는 캐딜락이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이했다. [사진 캐딜락]

캐딜락은 올해로 창립 120주년을 맞이했다. 헨리 리랜드(1843~1932)가 1902년 미국 자동차 산업 중심지 디트로이트에 세웠다.

브랜드 이름은 18세기 초반 디트로이트를 개척하고 도시 기반을 다진 프랑스 귀족 ‘앙투완 모스 카디야(Cadillac)’ 경(卿)의 이름에서 따왔다. 캐딜락은 카디야의 미국식 발음이다. 캐딜락의 로고도 카디야 가문의 문장(紋章)에서 나왔다. 이후 기술과 디자인의 혁신을 통해 120년 동안 ‘아메리칸 럭셔리’를 상징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브랜드 첫 자동차 ‘모델 A’는 미국 상류 사회에서 인기를 끌며 럭셔리 브랜드의 초석을 다졌다.

캐딜락이 내놓은 첫 자동차 ‘모델 A’는 미국 상류사회에서 인기를 끌었다. [사진 캐딜락]

캐딜락이 내놓은 첫 자동차 ‘모델 A’는 미국 상류사회에서 인기를 끌었다. [사진 캐딜락]

1909년 포드에 대항하는 완성차업체 연합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너럴모터스(GM) 소속으로 들어갔다. 이후 자동차 부품 표준화에 나서는 등 미국산 자동차가 세계의 표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캐딜락은 자동차 산업에서 최초의 기술을 대거 선보였다. 8기통 V 엔진(V8)과 16기통 V 엔진(V16)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선루프와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곡선형 유리창을 처음 장착했다. 빛의 세기에 따라 자동으로 켜지는 전조등(헤드램프)도 캐딜락의 작품이다. 적외선을 통해 밤에 움직이는 전방의 물체를 인식하는 군사 기술인 나이트비전(Night Vision)을 헤드업디스플레이(HUD)에 처음 탑재했다. 물고기 꼬리와 지느러미를 연상시키는 테일핀(Tail Fins) 디자인과 수직형 라이트, 방패형 그릴을 통해 자동차 산업 디자인을 선도했다.

순종 황제가 어차로 타던 캐딜락 타입 57 리무진은 현재 전 세계에 20대 정도만 남아 있다.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순종 황제가 어차로 타던 캐딜락 타입 57 리무진은 현재 전 세계에 20대 정도만 남아 있다. [사진 국립고궁박물관]

한국의 자동차 역사도 캐딜락의 역사와 함께했다. 현존하는 두 대의 어차(御車, 임금이 타는 자동차) 중 하나가 바로 캐딜락이다. 고종의 아들이자 조선의 마지막(27대) 왕인 순종(1874~1926) 황제가 타던 어차다.

순종의 어차는 1918년 캐딜락이 제작한 ‘타입 57 리무진’이다. 대한제국 황실의 생활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대 자료로 평가받은 국가문화재(318호)로 서울 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자동차 기술을 집약한 고급 대형차로 세계 자동차 발달사에서도 상징적 유물로 꼽힌다. 현재 전 세계에 20대 정도만 남아 있다.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타던 캐딜락 플리트우드는 국내 첫 방탄차다. [사진 문화재청]

대한민국을 건국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이 타던 캐딜락 플리트우드는 국내 첫 방탄차다. [사진 문화재청]

왕에 이어 대한민국 대통령도 캐딜락을 공식 의전 차량으로 타고 다녔다. 대표적인 차량은 이승만(1875~1965) 초대 대통령이 타던 플리트우드(Fleetwood)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미국 대통령이 1956년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자신이 타던 차량과 똑같은 것을 주문해 선물했다. 한국 역사상 첫 방탄차로 기록돼 있다.

후임인 윤보선 대통령도 이 캐딜락을 타고 다녔다. 캐딜락이 자랑하는 V8 엔진이 장착됐고, 배기량은 6000㏄다. 보존 상태가 양호해 지금도 시속 80㎞로 달릴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지난달 시승한 캐딜락 XT5는 ‘SUV의 제왕’으로 불리는 캐딜락의 대표적인 도심형 럭셔리 SUV다. 강병철 기자

지난달 시승한 캐딜락 XT5는 ‘SUV의 제왕’으로 불리는 캐딜락의 대표적인 도심형 럭셔리 SUV다. 강병철 기자

‘왕의 자동차’ ‘대통령의 자동차’라는 인식이 있던 캐딜락은 1996년 국내에 공식 진출했다. 2020년대 들어 세단 CT4·CT5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T4·XT5·XT6·에스컬레이드 등 라인업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도심형 럭셔리 SUV인 XT5 등 SUV 라인업은 국내·외에서 ‘SUV의 제왕’으로 불리며 아메리칸 럭셔리의 가치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로리 하비 캐딜락 글로벌 부사장은 “캐딜락은 120주년을 맞아 전례 없는 방식으로 기술과 엔지니어링·디자인 분야에서 경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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