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량급 강자 허선행(영암군민속씨름단)이 추석장사씨름대회 태백급(80㎏ 이하) 정상에 올랐다. 꽃가마에 오른 건 지난해 2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허선행은 9일 경남 고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위더스제약 2022 추석장사씨름대회 태백장사결정전(5전 3승제)에서 장현진(제주특별자치도청)을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지난해 2월 설날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19개월 만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 우승이다.
허선행은 8강에서 팀 동료 이병하를 2-1로 제압한 뒤 4강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던 노범수(울주군청)마저 2-1로 꺾었다.
결승에 나선 허선행은 장현진을 상대로 첫 판을 전광석화 같은 안다리로 따냈다. 두 번째 판에서 장현진에게 빗장걸이를 허용하며 1-1 동점을 내줬지만, 세 번째 판에서 다시금 안다리로 승부를 걸어 기선을 제압했다. 허선행은 네 번째 판에서도 잡채기로 승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직후 눈물을 흘리며 김기태 영암군민속씨름단 감독에게 큰 절을 올린 허선행은 “십자인대를 다쳐 재활하면서 은퇴를 고민할 정도로 힘들었다”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어 “씨름을 할 때가 가장 행복한데, 그걸 못 하는 동안 ‘내가 지금 뭐하는 건가’ 싶었다”면서 “팬들과 감독님, 코치님 덕분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