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권영세, 北에 이산가족 상봉 당국자 회담 제안 “일회성 상봉으론 부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8일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당국간 회담을 북한에 공식 제의했다.

이날 권 장관은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통일부 장관 명의의 담화 발표를 통해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남북 당국간 회담을 조속히 개최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권 장관은 “이산가족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당장 가능한 모든 방법을 활용해 신속하고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대북제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산가족 상봉에 대한 대북제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과거와 같은 소수 인원의 일회성 상봉으로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권 장관은 “남과 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이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만나서 이산가족 문제를 비롯한 인도적 사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북한과의 회담에 임할 것”이라며 “회담 일자, 장소, 의제와 형식 등도 북한 측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북한당국이 우리의 제안에 조속히 호응해 나올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국민들께서도 정부의 노력을 성원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권영세 장관 명의로 리선권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에게 대북 통지문 발송도 시도하고 있다고 권 장관은 밝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정부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당국간 회담을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이산가족 생존자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이산가족 문제 해결은 매우 절박한 상황이다.

지난 2018년 8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 2018년 8월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통일부 이산가족정보통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사람은 총 13만3654명인데 이 가운데 생존자는 약 32.7%(4만3746명)에 그친다. 나머지 67.3%(8만9908명)는 이미 고인이 됐다.

생존한 신청자 대부분도 고령이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90세 이상은 29.4%, 80대는 37.0%로 80세 이상이 3분이 2를 차지한다.

이산가족 상봉은 2000년 8월 처음 시작돼 2018년 8월까지 총 21회 열렸다. 그러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랭하면서 4년 넘게 재개되지 않고 있다.

특히 2018년 9·19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됐던 상설면회소 개소와 화상 상봉, 영상 편지 교환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상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