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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양강국, KOREA] 신성장의 ‘블루오션’ 해양수산 … 한국 경제에 활력 불어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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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 분야의 유망한 시장을 발굴해 ‘신(新) 해양경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친환경 선박 전환 지원사업으로 건조된 국내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외항 벌크선 HL 에코(ECO)호. [사진 에이치라인해운]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 분야의 유망한 시장을 발굴해 ‘신(新) 해양경제’를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친환경 선박 전환 지원사업으로 건조된 국내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추진 외항 벌크선 HL 에코(ECO)호. [사진 에이치라인해운]

 공기업 시리즈 ① 해양수산
 정부 ‘신 해양경제 육성’에 주력
 해양 산업 전체에 대한 금융지원
 신산업 분야 핵심기술 확보 집중
 친환경 연료 사용한 선박 개발도

한국 땅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는 사실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이것이 얼마나 큰 기회인지 몸으로 느끼는 국민은 많지 않다. 세계지도를 위아래로 뒤집어 보면, 특히 한국에게 넓게 열린 바닷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운산업은 이미 한진해운의 파산과 HMM의 성장이라는 부침을 모두 겪은 뒤 세계 시장에서 확실한 위치를 확보했다. 앞으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바닷길은 해운산업 외에도 수많이 열려 있다. 친환경 선박, 해양 바이오, 첨단기술을 접목한 수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넘어야 할 파도도 많지만, 해양수산 분야가 여전히 ‘블루오션(유망 시장)’으로 꼽히는 까닭이다.

 최근까지 해운산업의 성장은 공공부문의 역할이 컸다. 정부의 해운 재건 프로젝트로 국적선사의 선복량과 매출 등 주요 지표는 한진해운이 무너지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제는 주도권을 민간으로 돌린다.

 선사의 선박 확보와 경영 안정을 위한 금융지원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도 새로운 과제를 맡는다. 2018년 설립된 해진공은 지금까지 총 102개 기업에 7조4424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벌였다. 앞으로는 선박 지원에 더해 해외 공급망 구축을 위해 터미널과 물류시설 등에 대한 금융지원을 늘린다. 그리고 항만에서의 친환경 연료 공급 인프라, 스마트 항만 장비 등에도 지원을 확대한다. 나아가 앞으로는 해양 스타트업을 비롯한 해양 산업 전체에 대한 금융지원 사업을 할 예정이다. 앞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선사 지원뿐만 아니라 해운물류 네트워크 자체를 구성하기 위한 해외 거점 등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공공부문의 역할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해진공은 또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전환 지원사업도 추진한다. 친환경 선박 신조 투자 프로그램 규모는 향후 30억 달러 규모까지 키울 계획이다.

 앞서 해수부는 새 정부의 해양수산 정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신(新) 해양경제 육성’을 강조했다. 친환경 선박은 물론이고 자율운항 기술, 첨단 선박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개발을 지원해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15조원 규모의 매출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선박 소부장 분야에서는 선박 평형수 처리 장치에 들어가는 부품을 국산화하고, 선체에 붙어사는 생물을 제거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등의 사업 영역이 있다. 전 세계 바다 어디서든 사업 기회가 열려 있어 한국 경제의 미래 먹거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정부는 해양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서 각종 핵심 소재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2023년에는 동·서·남해에 권역별 육상 거점 구축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정부의 강한 드라이브로 해양수산 분야 핵심 기술의 연구개발(R&D) 사업을 담당하는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의 역할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KIMST는 현재 친환경 선박, 해양 바이오, 첨단 수산 양식·가공 등 신산업 분야의 핵심기술 확보에 역량을 모으고 있다.

 KIMST는 전기·암모니아·수소 등의 연료를 사용한 선박을 개발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로 줄이는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또 인공지능 컴퓨터가 해상 교통 상황을 스스로 인지해 선박을 안전하게 제어하는 레벨4(완전 무인 자율운항) 수준의 자율운항 선박 기술도 갖출 계획이다. 수산 양식 분야에서는 데이터 기반 수산물 생산 체계를 만들고, 가공 분야에서는 소비자 맞춤형 수산식품을 최적 공정으로 생산하는 스마트 공장과 유통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약 6000억원 규모의 해양 바이오 시장을 2027년까지 1조2000억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양 바이오는 해양생물에서 유용한 소재를 발굴해 식품·에너지·의료 등 고부가가치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산업이다. KIMST는 심해저 등의 해양생물에서 항암·항균 등의 소재를 확보하고 사업화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해양 바이오 산업에서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중심을 잡고 있다. 자원관이 확보한 유용 해양생물자원을 기업·학계가 제공받아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원관은 2018년부터 운영한 ‘해양 바이오 뱅크’에 약 1만3000개의 해양생물 유래 기초 소재를 보관하고 있다. 이 가운데 900여개의 소재를 기업에 분양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화장품·항생제 등 기능성 제품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해양 바이오 뱅크를 현재 4개소에서 2025년 7개소로 늘릴 예정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의 신산업 개척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해양수산 분야가 지속 가능하기 위해선 한 가지 필수 조건이 있다. 깨끗한 바다와 충분한 수산자원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이다. 국내 유일의 수산자원 조성 전문 기관인 한국수산자원공단(FIRA)의 임무가 큰 부분이다.

 정부는 총허용어획량 제도(TAC·개별 어종에 대한 연간 어획량 제한) 적용 대상을 국내 전체 생산량의 60%로 확대해 수산자원을 보호할 계획이다. 공단은 TAC를 운영하는 기관이다. 나아가 탄소배출을 적극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바다숲(연안 해역에 해조·해초 등 바닷말 군락이 우거진 곳)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 211곳에 2만6644ha(헥타르)의 바다숲을 조성한 공단은 2030년까지 5만4000ha의 바다숲을 만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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