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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서 '탈출'하는 ‘서학개미’…지난달 8000억원어치 순매도

중앙일보

입력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지난달 8000억원 규모의 미국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부터 ‘팔자’로 돌아선 뒤 본격적인 매도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미국 주식 투자 이미지. 셔터스톡

미국 주식 투자 이미지. 셔터스톡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5억7153만 달러(약 7790억원)를 순매도했다. 이 기간 미국 주식을 126억7137억원 달러 어치 사들이고, 132억4290만 달러어치를 판 결과다. 이는 7월 순매도(367만 달러) 규모의 155배에 달한다.

연초부터 미국 증시는 약세장을 이어왔지만, 국내 투자자는 줄곧 매수세를 이어왔다. 그러다 6월부터 매수세가 꺾이기 시작했고 7월 들어 순매도로 전환했다. 7월에 잠시 강세장이 이어진 ‘서머 랠리’ 동안 주가가 상승하고, 원화 가치가 떨어지자 환차익을 겨냥해 ‘팔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7월 미국 증시는 반짝 반등했다. S&P500지수는 9.11% 올랐고, 다우지수(6.7%)와 나스닥지수(12.4%)도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달러당 평균 원화값은 6월 1277.35원에서 7월 1307.4원으로 30.5원 떨어졌다. 증시의 반짝 반등으로 수익을 내거나 그동안의 손실을 줄이면서 환차익을 낼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어 8월부터 미국 증시가 하락세로 돌아서자 서학개미들은 본격적인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공격적인 긴축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에 미국 증시는 지난달 하락 전환했다. 지난 한 달간 다우지수(-4.06%), S&P500 지수(-4.24%), 나스닥 지수(-4.64%)는 모두 4% 이상 빠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을 포함해 글로벌 주식시장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하반기 고용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고, 기업 실적의 하향 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주식 시장이 반등을 시도하더라도 추격 매수의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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