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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대표단' 내일 출국…이재용은 英 최태원 日서 지원사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에 위촉된 방탄소년단(BTS).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홍보대사에 위촉된 방탄소년단(BTS). 사진 대한상공회의소

정부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계획서를 제출하기 위해 국제박람회기구(BIE) 사무국이 있는 프랑스로 출국한다. 계획서 제출에 맞춰 엑스포 유치를 선언한 각국의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엑스포 시계’가 빨라지면서 주요 대기업 경영진까지 분주해지고 있다.

4일 정부는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과 박형준 부산시장, 김윤일 대통령실 미래정책비서관 등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이 프랑스 파리를 찾아 BIE 사무국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대표단은 이달 8일까지 파리에 머물며 주요 국가를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윤일 비서관은 이날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국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우크라이나 4개국이 유치신청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는 파리 BIE 대표단을 초청해 리셉션이나 양자 회담을 하는 등의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에게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오른쪽)이 지난 2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열린 투티엠 에코스마트시티 착공식에서 판 반 마이 호찌민시 인민위원장에게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사진 롯데그룹

이재용 영국, 최태원 일본서 유치전  

기업들도 수십년간 쌓아온 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정부와 한 몸처럼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 뒤 첫 출장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사업장을 찾은 자리에서 각국 정상과 정부 관료, 정치인에게 엑스포 유치 지원을 요청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영국을 찾을 예정이다. 재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차기 영국 총리로 유력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과 면담을 추진 중이며 외교부 등과 출국 일정을 조율 중이다.

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중순 방일해 도쿄·오사카 등을 찾을 계획이다. 이 기간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이 모두 ‘민·관 합동유치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이들의 일정 등을 고려해 주요국에 특사로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지난달 31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사진 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지난달 31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를 만나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했다. 사진 삼성전자

주요 대기업의 간판급 전문경영인들도 적극적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1일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레예스 마로토 스페인 산업통상관광부 장관 등을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 지지를 당부했다. 앞서 스웨덴·레소토·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고위직을 접촉하기도 했다.

삼성 사장단 중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은 피지·동티모르, 이재승 삼성전자 사장(생활가전사업부장)이 도미니카공화국·엘살바도르·코스타리카,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MX사업부장)이 파나마·베트남,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필리핀 등을 각각 찾아 유치전을 펼쳤다.

정탁 포스코 사장도 지난 1일 리튬 사업 협력을 하는 아르헨티나를 찾아 산티아고 카피에로 외교장관을 만났다. 지난 3월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면담했다.

CJ ENM은 tvN·Mnet 등의 채널을 통해 홍보대사 이정재 등이 출연하는 부산엑스포 홍보영상을 상영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CJ ENM은 tvN·Mnet 등의 채널을 통해 홍보대사 이정재 등이 출연하는 부산엑스포 홍보영상을 상영했다.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 전시장 입구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깃발을 걸었다. 사진 LG전자

LG전자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 전시장 입구에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깃발을 걸었다. 사진 LG전자

박정호 SK텔레콤 부회장은 팔라우를,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폴란드를 각각 방문했다. 삼성전자·LG전자 등은 이달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도 다양한 홍보전에 펼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주요 공항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영국 런던 피카딜리광장,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아문디에비앙 챔피언십 등에서 엑스포 홍보영상을 게시했다. GS그룹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를 열었다.

부산 vs 리야드 ‘2파전’ 전망…“아직은 모른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엑스포 개최지 선정까진 아직 수차례 관문이 남아있다. BIE는 오는 11월 신청국을 대상으로 3차 경쟁 발표(PT)를 하고, 내년 3월 현지 실사, 6월 4차 PT 등을 진행해 최종 개최국을 확정할 예정이다.

부산의 경쟁 상대는 이탈리아 로마, 사우디 리야드, 우크라이나 오데사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데사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BIE가 후보국 지위를 한시적으로 박탈했지만, 유치신청서는 제출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부산과 리야드의 2파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최국은 170개 BIE 회원국(각 1표)의 투표로 선정된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하면 개최지가 확정되며, 아닐 경우 상위 2개 후보지가 경쟁해 과반을 넘겨야 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리야드는 현재 70여 개국의 공개 지지를 얻은 상태다. 방글라데시·우즈베키스탄·나이지리아 등 이슬람 국가와 프랑스·그리스 등이 리야드를 밀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현재까지 특정 국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일본·영국·독일 등과, BIE 회원국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개발도상국의 지지에 기대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상당수 국가는 프랑스 주재 대사가 투표권을 행사한다. 본국 지침과 다르게 투표해도 알 수 없는 구조”라며 “각국의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탈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끝까지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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