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 망치로 폭행…1600만원 대출 받게해 빼앗은 일당

경찰이 주범의 차량을 추적해 검거하는 장면. 사진 포천경찰서

지적 장애인에게 "잃어버린 아들 같다"며 유인해 망치로 폭행한 뒤 총 1600만원의 대출을 받도록 협박해 이를 빼앗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2일 강도상해 혐의로 주범 A씨(46·남) 등 총 5명을 검거해 이중 A씨와 공범 B씨(32·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도소나 사회에서 만난 사이로 밝혀졌다.

이들은 2020년 A씨의 주도로 피해자를 협박해 대출을 받게 한 후 빼앗는 속칭 '작업대출' 범행을 계획했다.

일당 중 C씨(34·여)는 인터넷 게임을 하며 알게 된 30대 남성 D씨가 지적 장애인이라는 점을 노려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C씨는 D씨에게 "잃어버린 아들 같다, 엄마라고 불러라"라고 말하는 등 환심을 산 뒤 2020년 10월 대전의 한 모텔로 유인해 감금했다. 이 과정에서 햇살론 300만원을 대출받도록 해 가로챘다.

이후 D씨가 추가 대출을 거부하자 이들은 D씨를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망치로 손가락으로 내리쳐 전치 8주의 상해를 입히고 일당의 주거지에 감금했다.

이들은 D씨에게 대출에 필요한 유령회사 정보를 외우도록 강요한 후, 위조된 대출서류를 작성하게 하여 결국 추가로 1300만원을 대출받게 했다.

D씨는 피해를 보고도 두려워 신고를 못 하고 있다가, 지인의 도움으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주범 A씨가 일당들조차 본명을 알지 못할 정도로 7년간 가명을 사용해 추적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약 1년 8개월간의 수사 끝에 결국 일당을 모두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