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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미국서 만들 것"…한국산 차별 논란 속 투자 자랑한 바이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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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연설을 위해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앞으로 (미국 내에서) 밑바닥부터 중간 단계까지의 경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연설을 위해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앞으로 (미국 내에서) 밑바닥부터 중간 단계까지의 경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AP=연합뉴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한국 전기차의 불이익 문제로 한미간의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또 한 번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마이크론 테크롤로지의 미국 내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 결정 사실을 전하며 "오늘 발표는 미국의 또 다른 큰 승리"라고 밝혔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이날 아침 본사가 있는 아이다호 보이즈에 10년간 150억 달러(약 20조37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반도체 법이 발효된 뒤 처음 나온 반도체 투자 발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만 해도 퍼스트 솔라, 도요타, 혼다, 코닝이 내 경제 계획의 직접적인 결과로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 계획을 대대적으로 발표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전기차, 반도체, 광섬유 및 중요한 부품을 미국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밑바닥부터 중간 단계까지의 경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마이크론의 투자를 언급하며 "미국의 제조업이 돌아왔다. 반도체법 처리로 이 같은 투자가 가능했다"고 논평했다.

백악관의 이런 반응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제 성과를 앞세우기 위한 것이지만,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연 앞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난 5월 방한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총 105억 달러(약 14조 2400억원)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밝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면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현대차를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의회는 미국 내 생산 전기차에 한해서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처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이 법안에 서명한 뒤 공포했다.

모든 전기차를 한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현대기아차에 직격탄이 됐다.

지난달 31일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한미 안보실장 양자 회담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잘 들여다보겠다면서도 "IRA가 한국 입장에서 마이너스보다 플러스가 많은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산업 분야까지 고려했을 때 IRA가 꼭 한국에 손해가 아니라는 게 백악관의 판단인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의회를 움직여 다시 법을 바꿔야 하는 상황에서, 백악관과 민주당이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앞서 2박 3일간 워싱턴을 방문해 미국 정부와 이 문제를 논의한 정부 합동 대표단은 "(백악관도) 이 문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한국을 중요한 동맹으로 여기면서 자신들도 준비가 돼 있으니 같이 논의하자고 했다"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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