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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서울2022' 100배 즐기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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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 조성은의 도서 공간 이야기(4) 

‘프리즈 서울 2022’ 더 재미있게 즐기려면

9월 초 서울에서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프리즈(Frieze)’가 열린다. 아시아 최초라는 타이틀로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와 함께 보여 진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게 하는 갤러리와 거장들의 작품 리스트가 줄줄이 들려온다. ‘프리즈 마스터스’ 섹션의 라인업은 그야말로 근현대 미술관을 통째로 옮긴 박물관 수준, 청담동 분더샵에서 열리는 크리스티 경매소의 ‘플래시 앤드 소울’ 프랜시스 베이컨과 아드리안 게니의 전시는 이미 예약마감. 아 마음이 급하다. 어디를 먼저 가야 하지.

“아트바젤 보러 홍콩 갑니다” 코로나 직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아트시장의 대세는 홍콩이었다. 하지만 정치적 불안 등으로 포스트 홍콩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미술 시장의 상승세를 증명하듯 서울에서 해외 유명 갤러리들의 잇따른 지점 오픈 소식과 미술품에 부가가치세나 관세가 없다는 메리트 덕분에 프리즈 아트페어를 비행기가 아닌 대중교통으로 삼성동 코엑스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직접 눈으로 보는 예술의 맛


내가 아트페어를 좋아하는 이유는 직업과 관련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맞다. 하지만 좀 더 직접적인 이유는 첫째, 실제 작품을 눈으로 확인하며 느끼는 예술이 주는 충격과 감동, 스케일감의 중요성 때문이다. 핸드폰 속 또는 책 속 작품 이미지에서는 주민등록증같이 작품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지만, 분명 크기도 기재되어 있지만, 직접 보는 맛에 비할 바가 아니다. ‘우와 이렇게 큰 작품이었나’ 또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구나’ 같이 해외 미술관에서 생각 속의 차이를 경험했던 기억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작가의 도록이나 작품집은 과정과 시간성이 마치 작품처럼 작동하기에 큐레이션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포인트로 배치하면 우아하고 임팩트 있는 책장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도록 좋은 도록을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세 번째는 매력 있는 북큐레이션을 만드는 일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표현된 전시를 관람하는 과정 속에서의 배움이다. 전시와 작품의 맥락관계도 나름대로 해석해보고, 미술 시장의 흐름도 파악하고 여기서 감각과 안목은 자연스럽게 쌓인다고 본다.

아트마이닝2018 아트페어의 VIP라운지에 진행한 북큐레이션 '컬렉터의 서재' 모습 [사진 조성은]

아트마이닝2018 아트페어의 VIP라운지에 진행한 북큐레이션 '컬렉터의 서재' 모습 [사진 조성은]

‘아트페어에는 어떤 북큐레이션이 필요할까’ 라는 질문에 ‘아트마이닝(artmining)’이라는 아트페어의 VIP라운지에서 북큐레이션 작업을 기회로 구체화했던 경험이 있다. 먼저 컬렉터들을 위한 공간이라는 의미로 ‘컬렉터의 서재’라는 직관적 타이틀로 출발했다. 작품을 감상하거나 구입함에 있어 풍부한 정보를 주는 가이드가 되는 편집책장이 되었으면 하는 목적으로 면적이 크지 않은 테이블 위에 놓일 카테고리를 설계했다.

먼저 컬렉터들이 궁금해할 정보를 중심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나 작품가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최신 컬렉션들이 담긴 책들과 몇 가지 관련 핵심 도록들, 갤러리스트나 큐레이터 등 아트비즈니스를 만드는 사람들의 책들, 국내외 특히 한국의 컬렉터들을 한자리에 모아보고 초보 컬렉터를 위한 코너도 작게 마련했다. 한 바퀴 둘러보는 동안 책들이 도슨트 역할을 하는 느낌으로 구성했다. 공간 속 작품과 함께 어우러진 책들은 가을 디스플레이까지 더해지니 책장 책보다 더 생생하게 와 닿았던 기억이 난다. 많은 분이 관심 있게 둘러봐 주시면서 갤러리도 초대해주고 해외 아트페어에 출품될 작품들을 출국 직전 감상할 수 있는 프라이빗 프리뷰 자리에 초대받았던 감사의 기억도 떠오른다.

전시를 관람하듯 카테고리 별로 천천히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서 책들은 도슨트 역할을 한다. [사진 조성은]

전시를 관람하듯 카테고리 별로 천천히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여기서 책들은 도슨트 역할을 한다. [사진 조성은]

내가 전시를 즐기는 방법

아트페어 전시장은 워낙 거대하다 보니 갤러리 관람과 다르게 목표는 가급적 눈에 많이 담기다. 어떤 계획도 마찬가지지만 전시 관람 계획은 꼼꼼하게 잘 준비할수록 많은 작품에 압도되어 눈앞에서 깜빡 잊고 놓치는 아쉬움을 줄일 수 있다. 특히 이번처럼 아트 테마파크 급이라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시간과 인파와 체력의 한계를 고려해 전시 동선을 기준으로 꼭 봐야 할 나만의 하이라이트 맵을 만든다. 간편한 휴대를 위해 핸드폰 메모장에 순차적으로 리스트업하거나 전시맵을 출력해 볼펜으로 위치를 표시해 둔다. 사전예약이 필요한 갤러리가 있는지 확인하고 매진되었다면 현장관람이 가능한지 전화로 체크해본다. ‘미술관 안에서는 천천히, 하지만 꾸준히 걸어라’라는 작가 거스루드 스타인의 말을 기억하며 현장에선 편안한 신발에 브로슈어나 퀄리티 높은 무료 아트엽서, 도록을 담을 에코백은 필수다.

이번 프리즈 아트페어는 때마침 발 빠르게 정보를 한권으로 모은 가이드북 ‘프리즈 서울 2022’ 무크지 출간 소식도 반갑다. 전시 가기 전에 훑어보기 좋게 요약되어 있어 프라이빗 도슨트 삼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도대체,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 잘알못이라면 이번 기회에 친숙한 아티스트의 그림도 직접 보고 나의 그림 취향을 찾아보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이번 프리즈 서울에서 내가 가장 기대하는 행사는 한남 나이트(9월 1일), 삼청 나이트(9월 2일)다. 한국 대표 갤러리에서 자정까지 즐길 수 있는 야간개장 행사로 아티스트 토크 프로그램이나 파티, 디제잉까지 작품을 입체적으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풍성하다. 시시각각 정보를 볼 수 있도록 갤러리들과 사전 인친 맺기는 필수. 낮에는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밤에는 프리즈 위크 속 다양한 아트의 세계를 만끽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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