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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엔 장애도 한계도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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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막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특별전에 참여한 장애인 작가들이 손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31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개막한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 특별전에 참여한 장애인 작가들이 손하트를 그리며 포즈를 취했다. [연합뉴스]

전시장 초입, 전라북도 무형문화재인 자수장(刺繡匠) 이정희 작가의 ‘청룡백호도’ 8폭 병풍이 관객을 가장 먼저 맞는다. 입구 정면에는 김현우 작가의 작품 ‘나의 여기, 춤’이 걸려 있다.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있던 김 작가의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도 이번 전시를 위해 옮겨왔다. 정치적 공간에서 문화 공간으로 변신한 31일 청와대 춘추관의 모습이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한 이번 특별 전시회 명칭은 ‘국민 속으로, 어울림 속으로’다.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 가벽을 설치해 전시 공간으로 꾸민 다음 장애인 예술가들의 작품으로 채웠다. 발달·지체·청각장애 등 모든 유형의 장애를 가진 작가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공모해 선정한 50명 작가의 작품 60점이다. TV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 출연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정은혜 작가의 작품도 보인다. 드라마 속 자신(영희)과 배우 한지민(영옥)이 다정하게 서 있는 장면을 그린 그림 ‘영옥과 영희’다.

춘추관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며, 브리핑 공간으로 활용되던 공간이다. 청와대를 복합문화공관으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에 따른 첫 프로젝트다.

전시 주체뿐 아니라 관람객도 장애인을 기준으로 준비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점자·큰 활자 도록과 오디오 도슨트 기기를, 청각장애인을 위해서는 도슨트 시간에 수어 통역을 제공하고, 지체장애인의 통행을 위해 춘추관 후문에 경사로를 설치했다.

주최 측은 장애가 있는 관람객이 갑작스럽게 소리를 내거나 이상 행동을 보일 때 다른 관람객의 양해를 구하는 관람 문화인 ‘릴랙스 퍼포먼스’를 지향한다고 밝혔다. 전시장 입구에서 관객들에게 이런 내용을 안내한다. 전시장 이동에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은 전화(070-7688-1690)로 문의하거나 전시 관람을 사전 예약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1일 춘추관에서 전시회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1일 춘추관에서 전시회 작가와 대화하고 있다. [뉴스1]

특별전시 총감독이자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 배은주 대표는 “50명 작가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장애인을 비롯한 국민이 불편함 없이 관람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예술의 세계에서는 장애도 경계도 한계도 없다, 장애 예술인들이 국민의 사랑을 받는 예술인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춘추관 특별전시는 화요일을 제외하고 9월 19일까지 20일간 이어진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총연합회가 주최하는 2022 장애인문화예술축제 ‘A+ Festival’의 일환이다. 9월 1일~3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A+ Festival’의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오후 3시 열린 개막식에는 출품 작가들을 비롯해 장애 예술인과 장애 체육인들도 자리했다. 2020 도쿄패럴림픽 남자탁구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김영건 선수, 지체장애 서예가 이은희 작가, 배범준(첼로)·이현주(바이올린)·황산하(피아노) 세 연주자가 모인 장애인 연주팀 아트스토리가 개막식에 참석했다.

수어통역사와 문자통역사가 동석해, 참석한 모든 작가가 행사 내용을 전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전시는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무료입장 및 관람이 가능하다. 전시 기간 토요일 오후 2시, 일요일 오전 10시마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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