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농촌유학' 떠나는 서울 학생들…무주 태권도, 남원 판소리 배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오른쪽 부터)과 서거석 전북교육감, 김관영 전북도지사, 장기철 재경전북도민회 상임 부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전라북도 농촌유학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오른쪽 부터)과 서거석 전북교육감, 김관영 전북도지사, 장기철 재경전북도민회 상임 부회장이 3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전라북도 농촌유학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교육청]

“체력이 부진한 학생들은 무주에서 태권도를, 전통 예술에 관심 있는 학생들은 남원에서 판소리를 배우게 됩니다”(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이번 학기부터 서울 학생들이 전북 학교로 농촌유학을 갈 수 있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31일 전라북도교육청‧전라북도‧재경전라북도민회와 농촌유학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고 세부 계획을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서거석 전라북도교육감, 김관영 전라북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지역 특색 살린 ‘농촌유학’…2학기부터 시범 운영

농촌유학은 서울 학생이 농촌 학교로 전학해 한 학기 또는 1년 이상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앞서 2019년부터 전남교육청과 함께 전남 지역 농촌유학을 운영했는데, 이번에 전북으로 확대된 것이다. 2년간 서울 학생 687명이 농촌유학을 다녀왔다. 지난 1학기 참가자 223명 중 71.3%가 연장을 신청했을 정도로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농촌의 열악한 거주시설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학생과 부모가 함께 지내는 ‘가족체류형’의 인기가 높은데, 월세가 비싸고 빈집을 수리해야 하는 등 시설 여건이 좋지 않다. 전라북도는 가족체류형 농촌유학 주거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2026년까지 90억원을 투자해 거주시설 3곳을 신설하기로 했다. 김관영 전라북도지사는 “농촌주택을 현대식으로 개량하고 폐교를 집단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서 제공하겠다”라고 말했다.

전남 화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교정을 지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전남 화순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교정을 지나가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이번 학기에는 완주·진안·임실·순창의 초등학교 6곳에서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전북교육청은 지역의 특색을 살린 농촌유학 프로그램을 예고했다. 서거석 전북교육감은 “남원에는 판소리가, 무주에는 태권도원이 있다. 무주로 유학을 온다면 졸업까지 초단은 딸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전북 진안군 조림초등학교는 아토피 치유를 위한 특화 학교로 학생들에게 개인 맞춤형 식단을 제공한다.

농촌유학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는 조 교육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농촌유학을 준의무화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요즘 같은 시대에 어떻게 강제할 수 있겠나. 강력 권고한다는 것이 정확한 의미”라고 해명했다. 조 교육감은 농촌유학을 강원과 경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지역 학생이 서울로 오는 역농촌유학이나 서울과 농촌 간 공동수업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2026년 서울형 공립대안학교 문 연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 앞서 조 교육감은 기자회견을 열고 3기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6년 3월까지 서울형 공립대안학교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또 초‧중‧고에 지급하는 입학준비금을 유치원으로까지 확대하고, 2025년까지 모든 중‧고교 학생에게 스마트기기를 지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조 교육감은 교권 보호를 위해 교육활동보호조례를 제정하고, 기초학력 증진을 위한 방안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