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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전~논산, 뱀처럼 휜 철길 100년 만에 편다…KTX도 논산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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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지역 숙원사업이던 호남선 서대전~논산 구간 철로 직선화 사업이 이뤄진다. 1914년 이 구간에 철도가 건설된 지 100여 년 만이다.

호남선 고속화 사업 개요. 사진 기획재정부

호남선 고속화 사업 개요. 사진 기획재정부

기획재정부 지난 24일 ‘2022년 제3차 재정사업평가위원회’를 열고 호남선 대전 가수원~논산 45㎞ 구간에 대한 고속화사업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통과를 의결했다. 이 사업에는 서울 용산에서 서대전역까지 운행하는 KTX를 육군훈련소가 있는 논산 신연무대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계획도 포함됐다.

호남선 서대전~논산, 1914년 건설…급곡선 구간 31곳

1914년 건설된 호남선 가수원~논산 구간에는 곡선반경 600m 이하 급곡선이 31곳에 달한다. 건설된 지 100년이 넘도록 단선(單線)이 복선(複線)으로 바뀌었지만, 선형(線形)은 그대로 유지돼왔다. 이 때문에 열차 속도가 시속 84㎞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KTX열차가 달려도 이보다 더 빨리 달릴 수 없다. 또 이 구간에는 철도 안전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건널목도 13곳이나 설치돼 있다. 가수원~논산 철도 건널목 사고는 1982년 이후 19건이나 발생했다. 이런 이유로 충청과 호남지역 7개 시·도는 지난 수년간 국회와 중앙정부 등에 선형 개량을 요청했다.

지난 24일 호남선 서대전-논산구간 직선화 예타 통과와 관련, 김태흠 충남지사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4일 호남선 서대전-논산구간 직선화 예타 통과와 관련, 김태흠 충남지사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예타 통과로 정부는 국비 7192억원을 투입해 2027년까지 가수원∼논산 29.2㎞ 구간 굴곡 노선 직선화·개량 공사를 추진한다. 정부는 애초 2030년 준공 예정인 이 사업을 3년 앞당긴 2027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이 완료되면 전체 곡선 구간의 83%가량이 줄어 열차 운행속도가 빨라지고 사고가 빈번했던 철길 건널목도 모두 사라져 안전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4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따라 고속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호남선 대전 가수원~충남 논산 구간. [사진 대전시]

지난 24일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에 따라 고속화 사업이 진행될 예정인 호남선 대전 가수원~충남 논산 구간. [사진 대전시]

대전과 충남도는 기재부 발표 뒤 사업 완료 후 예상되는 통행시간 단축, 경제 효과 등을 알리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전·충남 "운행시간 단축, 경제 효과" 기대

대전시는 서대전∼논산 통행시간이 13분 단축되고 충남 논산과 계룡, 전북 익산에서 대전 주요 공공기관 접근성이 평균 27분 줄어 연간 1089억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행시간이 줄어들면서 호남선 이용객이 하루 평균 10200여 명 증가할 것으로 대전시는 분석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대전의) 숙원사업인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예타를 통과한 것을 환영한다”며 “고속화 사업을 계기로 호남선 서대전역을 경유하는 KTX가 늘어나도록 관련 부처와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9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관에서 신병 수료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지난 6월 29일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연무관에서 신병 수료식이 열리고 있다. 뉴스1

충남도는 서대전까지 운행했던 용산발 KTX의 종점을 훈련소가 있는 논산 신연무대역까지 연장한 데 따른 기대감을 나타냈다. 고속화 사업이 완료되면 서울 용산을 출발해 육군훈련소(논산시 연무읍)를 찾는 입영 장병과 면회객들도 앞으로 편하게 KTX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KTX 열차 용산~신연무대역까지 연장

일반 열차를 타고 용산에서 논산 훈련소까지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야 해서 3시간이 넘게 걸렸는데, KTX를 이용하면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으로 충남도는 예상했다. 논산 지역 교통인프라·정주 여건이 개선되면서 충남도가 추진 중인 국방산업단지 조성, 육군사관학교·국방부 유치 계획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호남선 고속화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겠다”며 “충남도민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철도 서비스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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