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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KG그룹 품으로…공정위 기업결합 승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내의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모습.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쌍용자동차 대리점 모습. 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KG모빌리티의 쌍용자동차 인수를 승인했다. 다섯 번 손바뀜 끝에 쌍용차의 주인으로 KG그룹이 낙점됐다.

24일 공정위는 KG모빌리티가 쌍용차 주식 약 61%를 취득하는 내용의 기업결합 신고 건에 대해 승인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KG모빌리티는 쌍용차 인수를 위해 만들어진 지주회사로, 자회사인 KG스틸이 주축이다.

KG스틸은 옛 동부제철로 2019년 9월 KG그룹이 인수했다. 자동차에 많이 쓰이는 냉연강판, 아연도강판 등을 주로 생산하는 철강회사다. 공정위는 KG모빌리티의 쌍용차 인수가 자동차 제조, 자동차용 강판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심사를 거쳐 공정위는 “자동차 제조, 자동차용 강판 등 관련 시장의 봉쇄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경쟁 제한 우려가 없다”고 판단을 내렸다. “상방(공급)시장에서 KG스틸의 점유율이 10% 내외로 크지 않고 포스코ㆍ현대제철 등 유력 경쟁 사업자가 다수 존재해 자동차 생산업체의 부품 구매선이 봉쇄될 가능성이 작다”며 “또한 하방(수요)시장에서 국내 주요 사업자인 현대자동차ㆍ기아가 속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수직 계열화된 현대제철을 통해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철강 제품의 상당 부분을 자체 조달하고 있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지난달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SUV 토레스 언론공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지난달 인천 영종도 네스트 호텔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SUV 토레스 언론공개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이은 인수 불발로 쌍용차 정상화, 자동차 업계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공정위의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공정위 측은 “이 건은 기업회생 과정에 있는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의 구조조정 차원의 인수ㆍ합병(M&A)으로 (쌍용차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신속히 심사했다”며 “회생절차에 놓인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를 실현하고 당사 간 협업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는 이로써 6번째 주인을 맞게 됐다. 쌍용차는 1954년 국내 최초의 자동차 제조회사인 하동환 제작소를 모태로 한다. 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무너지면서 98년 쌍용차는 대우그룹에 매각됐다. 이어 대우까지 해체되면서 99년 쌍용차는 워크아웃 절차를 밟아야 했다. 2004년 중국 상하이차, 2011년 인도 마힌드라가 차례로 쌍용차를 인수했다가 기술유출 논란, 대규모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파업, 경영난 등으로 백기를 들고 나갔다. 쌍용차는 2020년 법정 관리에 들어갔다.

올 초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며 본계약까지 체결했지만 노조 반발, ‘주가 띄우기’ 의혹, 인수 대금 미납 등으로 불발에 그쳤다. 결국 지난 6월 서울회생법원은 KG모빌리티를 최종 인수예정자로 다시 선정했다. KG모빌리티는 지난 19일 쌍용차 인수 대금 3655억원을 완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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