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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주식엔 큰 기대 없다"…요즘 슈퍼리치 몰려가는 투자처 [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내 주식 투자만으론 성과를 내기가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미 투자자들은 조금 더 안전하고,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주는 투자처로 돈을 옮기고 있습니다. 이럴 때 자산이 100억~300억원이 넘는 초고액자산가들은 어떻게 투자를 하고, 무엇을 고민하고 있을까요? 그만한 자산은 없어도 그들의 투자는 우리의 투자에도 뭔가 힌트를 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만났습니다. '슈퍼리치들의 자산관리 멘토'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 전략담당 상무를 통해 그들의 요즘 투자 전략을 엿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GWM은 ‘Global Wealth Management’의 약자로 투자 대상을 전 세계로 넓혀 자산 관리뿐만 아니라 가업·자산 승계 솔루션과 부동산 투자 솔루션, 법률 지원까지 도맡아 해주는 ‘엘리트 집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에서 그를 만나고 왔습니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요즘 초고액자산가들의 특징은 어떤가요. 

"저희 고객은 30억원 이상 금융 자산을 맡긴 분들인데, 부동산 등 다른 자산까지 종합하면 100억~300억원 이상 규모의 자산가들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분들은 가족 중 누구 한 명 이상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고요. 때문에 해외 투자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한다면 국내만 보는 게 아니라 미국도 함께 찾아보는 식이죠. 세금 고민도 국내에만 국한되지 않는 분들이죠."

금리 상승기인데, 슈퍼리치들은 어떤 투자 전략을 실행하고 있나요. 

"자산 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들은 자산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자산을 지키는 게 자산 관리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최근엔 신용등급 ‘AA’ 수준의 2년 미만 단기 회사채 투자를 늘리고 있어요. 안전하게 연 4%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니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국투자증권에서 올 상반기에만 16조원의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신용도가 좋은 단기 회사채는 일반 투자자분들도 증권사를 통해 투자할 수가 있습니다."

그분들은 국내 증시는 어떻게 보나요. 

"국내 증시에 엄청난 기대는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한국 주식시장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가 채 안 됩니다. 미국은 55% 정도 되니까 미국 시장을 더 주목하고 있고요. 또 원화보다는 기축통화인 달러 자산으로 투자를 해놓는 게 환율이나 세금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봐서 저희도 미국 주식을 더 추천하는 편입니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대체 투자에도 관심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떤 분야 관심들이 크나요. 

"비상장 회사 투자가 대표적입니다. 글로벌 회사나 국내 업계 1위 업체들이 주로 관심 대상인데요. 보통 투자 기간이 5~7년 정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희의 경우 계열사로 벤처캐피탈 업계 1위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있어 연계 투자가 가능합니다. 에너지, 원자재 관련된 부분에 대한 투자까지도 관심 영역입니다."

비상장 회사 투자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하죠.

"직접 비상장 회사를 물색하는 건 위험 부담이 커서 믿을 수 있는 벤처캐피탈이 제공하는 비상장 투자 조합이나 펀드 중에서 엄선해서 투자하는 게 더 나은 것 같고요. 슈퍼리치들은 이렇게 어려울 때일수록 위축되지 않고 길게 봅니다. 전체 자산 중 작은 부분만 투자해서 장기적으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원 이상으로 성장한 스타트업) 등 유망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는 거죠. 그렇게만 되면 100배 수익도 나올 수 있어요. 그리고 괜찮은 기업을 조기에 발굴해 함께 성장하는 뿌듯함도 있을 거고요. 중요한 포인트는 자산의 일부만 투자한다는 거예요.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위험부담도 크기 때문이죠.
비상장 회사에 투자하면 소득공제 같은 세제 혜택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 상품으로서는 최소 3억~5억원을 투자해야 하니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는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미국 부동산 투자도 권유를 많이 하시던데, 지금도 유효한가요. 

"미국도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많이 올랐어요.그래도 본인 또는 가족 일부가 미국 뉴욕이나 LA에 실거주 계획이 있는 분들은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고요. 지금처럼 달러가 비쌀 때는 투자하기가 어려울 수 있는데,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환율이 내려가면 접근해볼 수 있고요. 일부 초고액자산가들은 상당 규모의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분들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 미국 부동산 투자 세미나를 두 차례 열었는데 각각 150명씩 자리가 꽉 차 성황을 이뤘습니다."

주거용에 더 관심이 많겠네요.   

"미국에도 상업용도 있고 주거용이 있지만 역시 주거용에 더 관심이 많습니다. 거기서는 ‘콘도미니엄’이라고 부르는 게 우리로 따지면 아파트인데요. 향후 임대 가능성까지 생각한다면 뉴욕 인근의 프라임 지역, LA의 타운 지역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투자용 부동산의 경우 매각 후 다른 부동산에 재투자할 때는 양도세를 유예할 수 있는 측면도 있습니다. 한국에서 1가구 2주택으로 잡히지 않아서 국내 세금 부분도 아낄 수가 있고요."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유성원 한국투자증권 GWM전략담당 상무. 우상조 기자

미국 부동산 가격은 엄청 비쌀 것 같아요. 

"한국 집값이 많이 올라서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비싸다고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뉴욕 센트럴 파크가 내려다보이는 신축 콘도미니엄은 50억원 이상 되겠지만 뉴욕 맨해튼 내에 있는 방 2개짜리 콘도미니엄은 20억~30억원 수준에서 매매할 수 있습니다. LA에서도 굉장히 좋은 바닷가 전망이 보이는 콘도미니엄들도 30억원 수준으로 보면 됩니다."

일반 투자자들도 따라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금액이 적어도 공모 펀드나 ETF를 살펴보면 미국 부동산이나 채권 등의 테마로 구성이 돼 있어서 충분히 따라 할 수 있습니다. 투자할 돈이 없다고 하는데 직장에 다니시는 분들이라면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는 부분도 있으니 공부하고 준비하면 할 수 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우량한 빅테크 기업들을 모아놓은 펀드나 ETF는 장기적으로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 기사는 8월 22일 발행한 앤츠랩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이번 콘텐트가 마음에 드셨다면 주변에 공유해주세요! https://www.joongang.co.kr/newsletter/ants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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