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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1만그루 베자 땅값 4배 뛰었다, 제주 세계유산 충격 훼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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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촬영된 훼손 토지에 대한 드론 촬영 항공 사진.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2022년 6월 촬영된 훼손 토지에 대한 드론 촬영 항공 사진. 제주도 자치경찰단 제공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자연유산인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일대에 위치한 축구장 10배 면적이 넘는 임야를 무단 훼손한 일당이 구속됐다.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제주시 조천읍 거문오름 용암동굴계와 선흘곶자왈 일대의 임야 등을 무단 훼손한 혐의(문화재보호법 및 제주특별법 위반 등)로 토지소유주 A(51)씨와 부동산개발업자 B(56)씨 2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또 무단 훼손에 가담한 중장비기사 2명과 토지 공동매입자 2명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A씨 등은 굴삭기 등 중장비를 이용해 임야의 나무 1만28그루를 제거하고, 지면을 평평하게 했다. 또 향후 추가 개발을 위해 인접도로와 연결되는 폭 4∼6m, 길이 27m 상당의 진입로도 조성했다.

특히 이들이 훼손한 토지는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 제444호로 등록된 거문오름, 천연기념물 제490호로 지정된 벵뒤굴과 인접해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으로 지정된 곳이다.

수사 결과 평당 2만5000원에 실거래됐던 해당 토지는 무단 훼손 후 가격이 평당 10만원까지 치솟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치경찰은 불법 개발에 따른 피해 복구 비용이 5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정근 자치경찰단 수사과장은 “이번 사건은 초기부터 세계유산보호 중점검찰청인 제주지검과 공조수사를 통해 진행한 사안”이라며 “앞으로도 고해상도 드론을 활용한 산림순찰 등을 적극 활용해 편법·불법 개발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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