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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무력 완성” 주장, 한·미 UFS에 도발 버튼 누를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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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을 만나 격려하고, 축하연설과 기념촬영을 했다고 조선중앙 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코로나19 비상방역전에 투입됐던 군인들을 만나 격려하고, 축하연설과 기념촬영을 했다고 조선중앙 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지난 19일 윤석열 정부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을 거부한 데 이어 20일 대외 선전 매체를 통해 비난전을 이어갔다. 한·미 연합훈련을 앞둔 상황에서 대남 대적의식을 고조시키는 동시에 핵·미사일 개발에 대한 명분을 쌓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대외 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20일 ‘민심의 평가는 정확하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20% 남짓한 지지율은 민심의 정확한 평가”라며 “앞으로 1700여일 동안 더욱더 몸서리치는 악몽의 하루하루를 보내야 하는 민심의 저주와 분노는 윤석열 역도에 대한 지지율로 표출됐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선전 매체인 ‘메아리’도 이날 “보수세력들이 집권 위기에 처할 때마다 늘 우리 공화국을 걸고 드는 이른바 ‘북풍’ 광대극과 서슬푸른 공안정국을 펼쳐놓곤 하였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바”라며 “여론의 초점을 분산시키고 등 돌린 보수 지지층을 다시 끌어당기기 위해 케케묵은 공안정국 조성 놀음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동신문은 21일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의 혁명 사상은 주체 조선의 광휘로운 앞길을 밝힌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10년 성과로 ‘핵무력 완성’을 내세웠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는 남들이 엄두도 낼 수 없는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짧은 기간에 성취했다”며 “국가 건설과 활동에서 국가의 존엄과 위상을 최고의 경지에 올려세웠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언급한 것은 김 부부장이 담화에서 ‘핵은 국체(국가 근간)’라고 밝힌 것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추가 핵실험을 앞두고 민심을 다잡기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며 “잇따른 자연재해로 식량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핵이라고 하는 국체를 계속 가지고 가야 한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설득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 속에 당장 22일 시작하는 한·미 연합연습 을지프리덤실드(UFS)가 하반기 한반도 정세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국가의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대규모 합동군사연습들을 뻐젓이 벌여놓고 있는 이중적 행태는 말 그대로 강도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이유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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