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두뇌 갈수록 모자란다|산업기술진흥협회 「90년도 기술백서」통해 실태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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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우리 나라 연구개발인력의 양성과 보급이 산업구조의 고도화에 따르지 못해 90년대 산업기술개발에 큰 장애요인이 될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한국산업 기술진흥협회(회장 김채겸)가 최근 펴낸 『90년도 산업기술백서』에 따르면 주요 인력수요처인 산업계와 인력공급 기관인 대학과의 연계 미흡으로 인력수급 불균형이 가중되고 있으며 특히 89년 현재 l백l4개 이공계학과 중 첨단산업 관련학과는 45개에 불과해 인력수급상 분야별로 심한 불균형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또 현 국내기업의 인력확보는 자체교육 훈련투자가 미흡하거나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서 다른 기업인력의 스카우트에 주력해 온 결과 전문연구인력의 소속감 부족으로 이직 현상이 높고 연구 개발 생산성도 낮다.
또 현 과학기술교육이 실험시설미비, 교수확보율 저조, 이론중심의 교육치중 등 현대 산업발전 패턴에 맞지 않아 인력의 질적 수준이 수요기관의 기대에 크게 미흡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 선진기술 입국의 조기실현을 위해서는 자연계대학(원) 입학정원의 합리적조정과 특성화 전문공대의 설립지원강화, 산업계 인력양성을 위한 전문재교육기관의 육성, 사내기술대학(원)의 설립과 지원강화, 연·학·산의 인력교류 활성화 등의 인력양성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해외두뇌 유치의 경우 최신의 첨단정보와 연구개발 경험을 활용한다는 면에서 매우 중요한 공급원인 것은 사실이나 이들이 국내 연구개발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기존인력과의 효율적인 협력 면에서도 문제가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국과학재단이 84∼88년에 유치한 해외과학자 5백37명 중 박사학위 취득 후 2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유치 적격자는 절반도 안되고 있다. 또 유치과학자 중 상당수가 스스로 귀국을 희망하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일률적으로 상당액의 이주비용을 지원하는 등의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어 해외과학 기술자에 대한 국가차원의 체계적인 정보관리와 합리적인 유치정책이 요구되고 있다고 이 백서는 밝혔다.
한편 국내의 기업부설연구소는 지난 10월 현재 9백41개소로 80년 이후 연평균 37%씩 크게 늘어왔으나 연구개발 체제는 아직도 정착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우선 1개 개발실 규모에 불과한 30명 미만의 연구인력을 보유한 연구소가 79%나 되며 연구개발비가 연간 10억원이 안 되는 연구소도 전체의 70%나 될 정도로 우리 나라의 기업 연 구소가 영세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또 연구소의 실질적인 사내 위치가 미약하고 연구인력의 수준도 낮아 기술개발에 어려움이 많으며 기자재와 정보 부족도 기업연구의 장애요인이 되고있다.
연구조합의 경우 지원정책의 종류는 다양하게 많으나 이들 지원책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지 못해 각 행정부처를 찾아다녀야 하고 적정성과 실효성도 부족해소기의 성과를 거두기가 어렵다고 이 백서는 지적하고있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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