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 일침에 정신 차렸다"…'서브아빠' 강기영 살린 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2022.08.19 16:42

업데이트 2022.08.19 17:19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강기영은 신입 변호사 셋을 데리고 함께 일하는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을 연기했다. '자폐인 변호사와 어떻게 일하냐'고 대표에게 항의하던 캐릭터에서, 우영우의 자폐 스펙트럼장애와 무관하게 우영우의 논리와 변론을 보고 수용하는 '좋은 상사'의 표본처럼 그려졌다. 사진 ENA 채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강기영은 신입 변호사 셋을 데리고 함께 일하는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을 연기했다. '자폐인 변호사와 어떻게 일하냐'고 대표에게 항의하던 캐릭터에서, 우영우의 자폐 스펙트럼장애와 무관하게 우영우의 논리와 변론을 보고 수용하는 '좋은 상사'의 표본처럼 그려졌다. 사진 ENA 채널

"정명석 변호사 같은 직장상사가 유니콘처럼 현실에선 존재하지 않을 것 같으니까 사람들이 열광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좋은 상사가 그렇게 없나요, 회사에?"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박은빈 상사 정명석 역 강기영

18일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ENA 채널)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유능한 변호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그를 따뜻하게 챙겨주고 지지해주는 직장 상사 정명석 변호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영우를 아빠처럼 챙겨준다고 해서 그에겐 '오피스 파파'라는 별명 외에, 현실에선 유니콘처럼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상사라는 의미로 '유니콘 상사'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서브 아빠’ 강기영 "너무 판타지긴 한데, 그런 멘토가 있다고 믿었다"

강기영은 시니어 변호사의 외양을 만들기 위해 안경도 착용하고, 매끈한 수트를 갖춰입은 모습으로 정명석을 연기했다. 사진 나무액터스

강기영은 시니어 변호사의 외양을 만들기 위해 안경도 착용하고, 매끈한 수트를 갖춰입은 모습으로 정명석을 연기했다. 사진 나무액터스

정명석 역을 맡은 배우 강기영(39)은 18일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우영우에게 선한 영향력을 계속 끼치는 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너무 판타지 같은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싶다가도, 누구에게나 그런 멘토가 있으니까, 그런 멘토가 있다는 믿음을 갖고 연기했다"며 “‘서브 아빠’라는 별명을 처음 듣고, 기분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1983년생, 올해 마흔이 된 강기영은 2009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가장 큰 관심을 받게 됐다. 그는 “가족들이 이제는 마음 편하게 드라마를 즐기더라”며 “그 전까지는 내가 배우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분명하지 않으니 항상 노심초사하면서 봤었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박은빈이 정명석”… '어우 뜨거워'에 빵 터지기도

탈북민 사건을 맡은 최수연을 '워~워~' 시키라는 대사는 대본에도 있었지만, 함께 흥분해서 돌아온 우영우를 보고 '어 뜨거워'라고 말하는 장면은 강기영의 애드립이었다. ENA 유튜브 캡쳐

탈북민 사건을 맡은 최수연을 '워~워~' 시키라는 대사는 대본에도 있었지만, 함께 흥분해서 돌아온 우영우를 보고 '어 뜨거워'라고 말하는 장면은 강기영의 애드립이었다. ENA 유튜브 캡쳐

극 중에서는 정명석 변호사가 모두를 아우르는 리더이자 멘토 역할이었지만, “실제 촬영장에서는 박은빈이 정명석이었다”고 했다.
"촬영이 늦어질 것 같으면 조금 빨리 진행되도록 하기도 하는 등 박은빈의 리더십이 너무 좋았다"며 “정명석 캐릭터 갈피를 못 잡아 ‘나도 이런 걸 처음 해봐서 과정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했더니, 박은빈이 ‘지금부터 잘해요. 무슨 과정이에요’ 라고 일침을 놔줘서 정신을 차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위암 진단을 받은 정명석 앞에서 위암 생존률을 읊는 장면을 찍을 때 박은빈이 실제로 울었는데, 강기영은 "그런 감정적인 시너지를 느끼는 게 정명석을 연기하는 내게 큰 도움이 됐다"며 자신은 촬영장에서 편하게 장난을 치는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했다고 했다.

강기영은 SNS상에서 화제가 된 애드립도 언급했다. 우영우와 대화를 주고받은 뒤 “한 마디를 안 져, 씨”라며 기특하다는 듯 웃는 애드립은 “멋있으려고 한 게 아닌데 너무 멋있게 나왔다”고 했고, 새벽에 전화해 사건 이야기를 읊는 우영우에게 “이 시간은 잘 시간 아닐까요? 새들도, 아가 양도, 명석이도”는 "대본에는 ‘아가 양도’까지였는데, 재밌게 하려고 ‘명석이도’를 덧붙였다"고 했다.
사건 이야기를 하며 흥분한 우영우와 최수연(하윤경)을 보며 ‘어우 뜨거워’라고 내뱉는 애드립에서는 박은빈이 빵 터져 웃는 바람에 NG가 나기도 했다. 강기영은 “맥락에 맞다면 적절한 애드립을 하는 편이고, 방송에 못 쓰더라도 현장 분위기를 위해 애드립을 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흥분한 우영우에게 침착하라고 지시하는 뜻의 ‘워~워~’는 대본에 있던 대사였다고 한다.

"신입 우영우의 느낌, 정명석 이후 다양한 역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강기영은 14년차 배우로, 연극과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자주 등장했는데, 늘 웃기거나, 가벼운 역할이 많았다. "정명석 역은 어떤 배우가 해도 매력적이었을 캐릭터고, 저는 수혜자일 뿐"이라는 강기영은 "그간 '재밌는 역할 하는 친구' 이미지가 강해서 고정된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데, '우영우'를 계기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는 문을 살짝 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또 "정명석 역을 맡기까지 체감 공백이 길었는데, 이런 역할을 하고 싶어서 기다렸던 것도 있는 것 같다"며 "시청률도, 평가도 중요한 작품에서 실험적으로 저를 정명석 자리에 앉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자신은 14년차 변호사 정명석보다, 신입 우영우에 더 가까운 느낌"이라며 "이제야 긴장을 좀 덜 하고, 앞 사람 눈을 보며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다양한 역할을 해보고 싶고, 개인적으로는 '나의 해방일지'의 구씨(손석구) 같은 역할이 탐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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