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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지사 "삼성 구미 오게 이재용에 말해달라" 尹 "잘하시겠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철우 지사, 이재용 부회장과 윤 대통령 만난 일화 공개

1995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삼성 구미사업장 운동장에서 애니콜을 비롯한 전화기, 팩시밀리 등 불량제품 15만대를 전량 폐기 처분하는 모습. 당시 삼성전자는 150억원에 달하는 제품을 폐기하는 '불량제품 화형식'이란 초강수를 쓰면서 삼성 전반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중앙포토, 사진 삼성전자

1995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삼성 구미사업장 운동장에서 애니콜을 비롯한 전화기, 팩시밀리 등 불량제품 15만대를 전량 폐기 처분하는 모습. 당시 삼성전자는 150억원에 달하는 제품을 폐기하는 '불량제품 화형식'이란 초강수를 쓰면서 삼성 전반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중앙포토, 사진 삼성전자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역 발전을 견인할 대규모 기업 투자를 기대하면서, 이재용 삼성 그룹 부회장을 만난 일화를 중앙일보에 공개했다.

이 지사는 16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한 달 전쯤 서울 아시아 리더십 콘퍼런스 행사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며 "(그 자리에서) 이 부회장에게 '삼성은 고향인 구미로 돌아와 달라'고 했더니 '구미 가본 지 오래됐다. 꼭 가보겠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지사님 부탁하셨으니 잘하시겠지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콘퍼런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콘퍼런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경북도

지난 12일 이 지사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을 만난 사실만 처음 알렸다. 그는 "(이 부회장의) 긍정의 신호가 있었다. 지방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부회장 등과 3자 대화가 이뤄진 사실도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에게 '경북 구미가 삼성이 떠나고 너무 어렵다. 삼성이 (구미로) 돌아오라고 말씀해달라'고 하자, 대통령이 '지사님이 부탁하셨으니 잘하시겠지요'라고 답하셨다"고 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알겠습니다'라고 하시더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TK(대구‧경북)와 인연이 깊다. ‘삼성’은 1938년 대구의 ‘삼성상회’로 시작됐다. ‘제일모직’ 터도 대구에 있다. 경북 구미는 1988년 휴대폰 생산 시작 이후 나온 1994년 애니콜(Anycall), 갤럭시 S21 등의 생산 거점이다. 규모 등이 많이 줄었지만 지금도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이 가동 중이다.

1995년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애니콜을 비롯한 전화기·팩시밀리 등 불량제품 15만대를 전량 폐기 처분하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당시 삼성전자는 150억원에 달하는 제품을 폐기하는 '불량제품 화형식'이란 초강수를 쓰면서 삼성 전반에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이 불량제품 화형식이 벌어진 장소가 바로 삼성 구미사업장 운동장이다.

TK 상공인들 이재용 부회장 탄원서 제출

경북 구미시 진미동 구미국가산업3단지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2캠퍼스 정문. 중앙포토

경북 구미시 진미동 구미국가산업3단지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시티 2캠퍼스 정문. 중앙포토

구미 상공인들이 포함된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는 대구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와 법무부 장관 등에 제출하기도 했다. 상공인들은 탄원서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보여준 경영철학과 삼성전자가 대한민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해 볼 때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리스크가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SNS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이 사면 복권됐다. 침체한 경제 위기 극복에 큰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는 환영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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