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팩플] 1600만 모았어도 적자, B2B 키우는 당근마켓의 속사정

중앙일보

입력

당근마켓의 B2B 플랫폼인 당근비즈니스 웹사이트. [사진 당근마켓]

당근마켓의 B2B 플랫폼인 당근비즈니스 웹사이트. [사진 당근마켓]

당근마켓이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강화한다. 동네 곳곳에 포진한 프랜차이즈 기업들과 지역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당근비즈니스’를 지난 11일 선보이면서다. 그동안 당근마켓 앱 내에 있던 각종 B2B 서비스(비즈프로필, 브랜드프로필, 광고 등)를 웹사이트 한 곳으로 모았다. 1600만명이 쓰는 당근마켓 앱을 각 동네에 ‘하이퍼 로컬’(hyper-local·소규모 지역) 마케팅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게 왜 중요해

C2C 플랫폼의 수익성: 지난 2015년 중고 거래 시장의 후발주자로 출발한 당근마켓은 개인 간 거래(C2C)를 기반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으로 컸다. 누적 가입자 수는 3000만 명 이상.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달 기준 1630만 명(모바일인덱스 기준)에 이른다. 지난 해 8월 1789억원의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3조 원. 스타트업 고평가 시기임을 감안해도 이마트(시가총액 2조9409억원), 롯데쇼핑(시총 2조8855억원)과 맞먹는 몸값이었다.

그러나 중고 거래가 아무리 많아도 플랫폼에 떨어지는 수익이 없다는 건 당근마켓의 한계로 지적됐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2년간 MAU가 약 1.7배로 늘었지만,적자도 불어났다. 지난 2020년 134억원이던 영업적자는 지난해 352억원으로 약 2.6배가 됐다.

동네 소상공인은 비즈프로필, 기업은 브랜드프로필을 이용해 당근마켓에서 홍보를 할 수 있다. [사진 당근마켓]

동네 소상공인은 비즈프로필, 기업은 브랜드프로필을 이용해 당근마켓에서 홍보를 할 수 있다. [사진 당근마켓]

당근의 B2B 전략 : 당근마켓에 수익 모델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지역 소상공 광고 위주라 성장 폭이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이용자 저변이 확대되며 당근마켓을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가게가 늘어나자, 당근마켓도 B2B 서비스를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계획을 세운 것. 11일 공개한 당근비즈니스가 그 허브 역할을 한다.

동네 가게를 운영 중인 소상공인이 당근비즈니스에서 비즈프로필을 개설하면 쿠폰 등록, 고객과 실시간 채팅 기능을 이용할 수 있고 단골 분석 데이터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2월 선보인 비즈프로필 서비스는 출시 1년 6개월 만에 55만여 개 가게가 이용 중이다.

최근 선보인 브랜드프로필은 전국에 가맹점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다. 무료로 운영하는 비즈프로필과 달리 브랜드프로필은 전국 단위로 노출되기 때문에 기존 지역 광고보다도 단가가 높다. 대신 기업이 모든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공통으로 홍보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문경원 당근마켓 지역사업 실장은 “지역 주민과 연결되고 싶은 모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기업 브랜드, 지자체와 기관들이 당근비즈니스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는 어때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 C2C 중고 거래를 기반으로 성장한 플랫폼 3사의 공통된 고민은 수익성이다. 당근마켓이 하이퍼로컬 기반 C2C와 B2B로 이 문제를 풀고자 하는 반면, 중고나라와 번개장터의 전략은 좀 다르다.

B2C도 하는 중고나라: 1세대 중고 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의 전략은 기업·소비자 간(B2C) 거래다. 중고 거래가 활발한 품목 중 일부를 중고나라가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해 B2C 사업으로 키우는 것. 가장 먼저 선보인 건 모빌리티 분야다. 중고나라는 지난 4월부터 이륜차 정비·위탁 판매 업체인 바리코퍼레이션과 손잡고 중고 오토바이를 판매하고 있다. 중고나라가 중고 오토바이를 직접 매입한 뒤 성능 검사나 품질관리 등을 통해 고객에게 재판매하는 모델. 중고나라는 유아동복을 수거해 검수·세탁을 거쳐 재판매하는 ‘코너마켓’에도 투자했다.

지난 2월 26일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오픈한 번개장터의 한정판 스니커즈 편집숍 '브그즈트 랩(BGZT Lab)' [사진 번개장터]

지난 2월 26일 여의도 더 현대 서울에 오픈한 번개장터의 한정판 스니커즈 편집숍 '브그즈트 랩(BGZT Lab)' [사진 번개장터]

‘취향 거래’ 번개장터: 번개장터에 따르면 이곳에서 발생하는 거래 품목의 80%는 패션과 레저, 디지털 제품이다. 생활용품 거래와 달리 ‘취향’이 중요한 품목들이고 거래 가격도 높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번개 장터는 MZ세대가 주 사용층인 취향 기반 중고 거래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지난해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 인수 후 스니커즈 사업 부문을 고도화하고, 오프라인 스토어 ‘BGZT(브그즈트)’를 열어 운영 중이다.

앞으로는

당근마켓의 B2B 잰걸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연계형 라이브 커머스 기능도 준비 중이다. 모바일 앱에서 실시간으로 물건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는 코로나19 이후 급성장한 시장으로 꼽힌다. 네이버나 카카오는 물론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배달의민족 등이 진출해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향후 선보일 라이브커머스 기능은 동네 가게와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

배너 클릭 시 구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s://www.joongang.co.kr/factp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