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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22년만의 친선 축구…與이영표호 vs 野김병지호 붙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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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3일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경희대 여자 축구선수들과 친선경기를 하기에 앞서 페어 플레이를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2003년 6월 3일 박관용 당시 국회의장과 여야 국회의원들이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경희대 여자 축구선수들과 친선경기를 하기에 앞서 페어 플레이를 다짐하는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중앙포토

여·야 국회의원 간 친선축구 경기가 20여 년 만에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운동장에서 열린다. 오는 9월 1일부터 시작하는 정기국회를 이틀 앞두고서다. 경기 직후엔 국회의장 주재 만찬도 열린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가 막 시작하는 만큼, 여·야 간 협치를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국회의원 축구연맹(회장 정진석 부의장)이 주최하는 것으로 20·21대 국회에선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참석자는 “여야가 같은 편을 먹고 일본의원연맹 등과 시합을 벌인 적은 있어도, 여·야 간 친선경기를 한 기억이 없다”며 “아마 2002년 월드컵 이후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전했다. 여야는 2002년 월드컵을 1년 반 앞둔 2000년 12월 서울 동대문운동장에서 ‘한나라당팀’ 대 ‘연합팀(민주당·자민련·무소속)’으로 일전을 벌였다.

6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 2002년 월드컵 4강 멤버인 이영표와 김병지가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6월 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과 브라질과의 친선 경기에 2002년 월드컵 4강 멤버인 이영표와 김병지가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뉴스1

친선 경기지만 양당은 총력전을 다짐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각각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김병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특별감독으로 선임했다. 민주당은 16일, 국민의힘은 17일에 자체 연습 경기를 갖고, 선수 기량을 확인해 포지션을 확정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에선 초선 정동만 의원이 기대주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센터포워드(중앙공격수)에 제격일 것으로 보고 있다. 체격도 좋아 페널티 박스 안 몸싸움도 거뜬할 것”이라며 치켜세웠다. 앞선 외국 의원연맹과의 친선 경기에서 탄탄한 실력을 입증해 보인 4선 김학용 의원에 대해선 “지난 베트남 대항전에선 혼자 3골을 내리 넣기도 했다. 스피드도, 체력도 굉장한 레프트윙”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외에 국민의힘에선 축구팀 간사인 라이트윙 송석준 의원(재선)의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와 미드필더 박형수 의원(초선)의 드리블 실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선 한병도 의원(재선)이 특유의 무한 체력을 자랑하며 ‘민주당의 박지성’으로 꼽힌다. 라이트윙 포지션을 맡은 한 의원에 대해선 “후반전까지 경기장 곳곳을 누비며 빠른 드리블로 상대 팀 수비 진영을 헤집을 것”이란 당내 기대가 나온다.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김영진 의원(재선)은 볼 간수 능력이 좋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는데, 이번 경기에서 프리킥 전담 키커로도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팀 간사를 맡은 위성곤 의원은 몸싸움을 마다치 않는 플레이로 ‘중원 장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박지성. [중앙포토]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박지성. [중앙포토]

양당 간사 간 사전 신경전도 무르익었다. 위 의원은 국민의힘을 겨냥해 “국민의힘 라인업으론 패색이 짙다. 오합지졸”이라 평가했고, 송 의원은 “야당은 169석이란 의석수로 엔트리 멤버에 물량 공세를 펴겠지만, 그러나 우린 우리대로 자신있다”고 맞섰다. 

그러나 이런 호언장담에도 두 팀의 실력 차는 미비하단 게 국회 안팎의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공부도 해본 놈이 잘한다’고 하지 않냐. 이번 대회에서 여·야 가릴 것 없이 부상자 속출을 예상한다”며 “결국 승패는 벤치 대기 선수를 얼마만큼 모집하느냐에 달릴 것”이라 전망했다.

2018년 6월 17일 열린 제10회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 출전한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모습.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2018년 6월 17일 열린 제10회 한일 국회의원 축구대회에 출전한 나경원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모습.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캡쳐]

그래서 남성 의원들과 나란히 경기장을 누빌 여성 의원 출전 명단도 관전 포인트다. 여·야는 11명 외 ‘특별 12번째 멤버’로 여성 의원을 의무 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야당 내에선 핸드볼 국가대표 및 감독 출신인 임오경 의원 출전이 유력하다. 쏠리는 기대에 임 의원은 “선수를 관둔 지 너무 오래다. 게다가 축구는 내 종목도 아닌데, 기대를 거둬주시라”는 겸양을 보였다. 국민의힘에선 배현진 의원을 응원 단장으로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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