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현준 LH사장 사의 표명… 文정부 대형공공기관장 중 처음

중앙일보

입력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종합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김현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정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전 정부에서 임명한 대형 공공기관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사장의 임기는 2024년 4월까지로, 1년 8개월 이상 남았다.

대형 공공기관장 사퇴 줄 잇나

11일 정부와 LH 등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직접 사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 사장은 오는 16일 새 정부의 첫 주택공급대책 발표를 앞두고 앞으로 주택·토지 정책을 뒷받침할 새로운 적임자를 찾는 것이 맞다고 판단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10일 열린 임원 회의에서 “이제는 떠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은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세청장을 지냈으며, LH 임직원 땅 투기 사태 직후인 지난해 4월 LH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후에는 전 직원의 재산등록을 도입하며 부정부패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만들고 LH혁신위원회·적극행정위원회를 신설해 조직 쇄신에 앞장섰다. 하지만 최근 일부 직원들이 공식적인 회사 출장지에서 골프를 치는 등 물의를 빚으며 ‘기강 해이’ 논란이 일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장관이 잇달아 유감을 표하고 문책 의지를 밝힌 것이 사퇴 결정을 앞당기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사장의 사임으로 LH와 국토부는 다음 주 중으로 퇴임 절차를 밟고, 차기 사장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후임 사장으로는 김경환 전 서강대 교수와 심교언 건국대 교수, 이한준 전 경기도시공사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른다.

김 사장의 퇴임을 기점으로 문 정부가 선임한 대형 공공기관장의 사퇴가 잇따를지 주목된다. 지난달 초에는 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설계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홍장표 원장과 문 정부의 대통령실 일자리수석을 지낸 황덕순 한국노동연구원(KLI) 원장 등 국책연구기관장들이 현 정부와의 정책 이견과 사퇴 압박 등에 반발하며 사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