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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의중 가장 중요?…검찰총장 후보, 전직 검사장도 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오수 검찰총장이 퇴임한 지 102일 만에 열리는 검찰총장후보추천위를 앞두고 법조계에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의중이 가장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 검찰총장이 손발을 맞출 대검찰청 간부 인선이 한 장관에 의해 완료됐고, 전임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사정수사가 본격화된 만큼 '코드'가 맞는 인사를 찾을 거라는 전망에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 내부 vs. 외부'…"한동훈 장관 뜻에 달려" 

16일 예정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엔 약 10명의 전·현직 검사가 이름을 올린다. 법무부가 당사자들에게 일일이 연락해 검증 절차에 동의를 받았다. 당초 이름이 거론되던 일부는 고사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상관이 될 한 장관의 연수원 기수(27기)가 상대적으로 낮고, 실세 장관이라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여러 생각이 들어 법무부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지금 하고 있는 변호사 일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총장 후보군으로 현직 검사 중에선 여환섭(24기) 법무연수원장, 김후곤(25기) 서울고검장, 노정연(25기) 부산고검장, 이원석(27기)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이 꼽힌다. 이 중 이 차장검사는 현재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어 업무 연속성과 안정성이 강점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도 상당하다고 알려졌다. 최근 수원지검에서 발생한 수사기밀 유출 건과 관련해 “철저하게 수사하라”며 직무대리 이상의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 연합뉴스

이원석 검찰총장 직무대리(대검찰청 차장검사). 연합뉴스

다만, 연수원 27기인 이 차장검사가 총장이 되면, 기수 문화가 특징인 검찰 조직이 지나치게 연소화된다는 우려가 있다. 직전 김오수 전 총장(20기)에서 7기수를 내려가기 때문이다. 한 장관과 연수원 동기이자 사적으로도 가깝다는 점은 조직 운영상 강점인 동시에 검찰의 중립성 측면에서 약점으로도 지적된다.

노정연 고검장은 ‘여성 균형’ 명분으로 힘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그는 지난 6월 사상 첫 여성 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윤 정부에서 최초의 여성 고검장에 이어 첫 여성 검찰총장이 탄생한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노 고검장 본인도 최근 들어 검찰 조직을 이끄는 데 대해 의지를 보인다고 한다.

반면, 현직보다 외부에 검찰 출신 인사가 유리할 것이란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한 장관의 뜻대로 검찰 진용을 짜놓았는데, 굳이 변화를 주고 싶지 않을 것 같다”며 “검찰 밖에서 궁합이 잘 맞는 사람 한 명만 데려오면 모든 게 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부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한찬식(21기) 전 서울동부지검장, 구본선(23기)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배성범(23기) 전 법무연수원장, 차맹기(24기) 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장 등이 추천위 심사 대상에 올랐다고 한다.

이들 중에는 검찰 퇴직 이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지 않고 검찰총장 지명에 대비하는 인사도 있다고 한다.

구본선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임현동 기자

구본선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임현동 기자

"수사 지휘 능력 보겠다"는 김진태 추천위, 변수될까  

향후 16일 추천위가 공식 회의를 열어 심사를 마친 뒤 총장 후보자 3명 이상을 추천하면, 한 장관이 1명을 꼽아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검찰총장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청문회 통과를 가정하면, 새 총장은 내달 중순쯤 업무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부에서 추천위에 참여했던 한 법조계 인사는 "검찰총장을 뽑는 기준은 첫 번째가 검찰 내에서 인정받는 수사 경력, 두 번째는 정권에 대한 충성심"이라며 "정권과 함께 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들고, 특히 한 장관이 믿을 수 있는 인물에게 총장직을 맡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위원장을 맡은 김진태 전 검찰총장이 "수사 지휘 능력과 조직 운영 능력을 따져 보겠다"며 공언한 만큼 막판 '김진태 변수'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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