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C 주최로 9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자 초청 토론회(3차)에선 이재명 후보의 인천 계양을 ‘셀프 공천’ 논란이 재차 도마 위에 올랐다. 박용진 후보가 “계양을 공천이 (6·1 지방선거) 패배 원인 중 하나였다. 셀프 공천이었던 것 아니냐”며 이 후보의 사과를 요구하면서다. 이에 이 후보는 “당의 여러 가지 복잡한 논의 과정을 거쳐서 결정이 이뤄지는 과정에 제가 의견을 낼 수 있다. (당시 계양을 출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다만 이 후보는 자신의 출마가 지방선거 참패 원인이라는 지적은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후보는 “(대선 때) 저를 지지했던 많은 분이 패배로 인해 좌절하고 (지방선거) 투표를 포기하는 상황이 가장 우려됐다”며 “객관적으로도 상대 대통령이 취임한 후 곧바로 치러지는 선거의 결과가 나쁠 거라는 건 다 예측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자신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이게) 제가 책임지는 방식이다. 이 당을 다음 선거부터라도 이길 수 있게 혁신하는 게 중요하고, 거기엔 제 역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미안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말씀 한마디 듣기가 어렵나”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을 둘러싼 찬반 논란도 벌어졌다. 이번에도 포문은 박 후보가 열었다. 박 후보는 이 후보가 2017년 대선 경선 당시 ‘이재용 사면 절대 불가’ 입장이었던 것을 거론하며 “이재용 (부회장) 사면과 관련된 이 후보의 판단이 자꾸 흔들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사면을 찬성하는 상황에선 과거 압도적 다수 국민이 원치 않았을 때의 판단과는 달라야 한다”며 “이 부회장 사면 문제는 진리나 규범이 아니라, 사회 통합을 위해 바뀔 수 있는 정책적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강훈식 후보는 민주당 강령에 명시된 소득주도성장 모델의 한계를 지적했다. 강 후보는 “소득주도성장은 바람직한 시도였으나, 실제 소득 격차 해소나 경제 선순환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한 평가가 엇갈린다”며 “코인·주식·금융·부동산 등 자산격차가 심해졌기 때문에, 양극화 해소와 경제 성장을 동시에 포괄하는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강 후보는 이어 박 후보가 지난 대선 경선 때 내건 ‘법인세 인하’ 공약을 거론하며 “재벌개혁은 해야 된다고 하면서 법인세는 인하한다는 게 맞지 않는다”라고도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재벌개혁 문제와 법인세 인하는 다른 문제”라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법인세 인하 정책을 가져온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박 후보) 본인은 원래 민주노동당 좌파정치세력 출신인데, 어느 날 보면 저보다도 훨씬 오른쪽에 가 있는 느낌이 든다”며 “주장이나 입장이 그렇게 되는 것은 오히려 신뢰 훼손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