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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박진-왕이 칭다오 회담때…150㎞ 해역서 실탄 쏘는 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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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7일 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박진 외교부 장관이 지난 7일 G20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양국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9일 박진 외교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한·중 외교장관을 갖고 각종 현안을 논의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중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회담은 오후에 시작돼 만찬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양국 외교장관 회담의 장소에선 베이징이 배제됐다. 중국 정부는 그간 베이징에 대해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공식 외교 행사를 피해 왔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 외교 회담이 열린 건 지난 2월 4일 시진핑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지난달 26일 시 주석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정도다. 중국에서 열린 앞선 한·중 외교장관 회담도 지난해 4월 베이징이 아닌 샤먼(厦門)에서 열렸다.

이에 따라 한·중은 복수의 다른 장소를 물색한 뒤 한국과 교류가 많은 칭다오를 회담장으로 정했다고 한다. 칭다오에 외교 회담 시설이 구비돼 있는 점도 반영됐다. 왕이 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하는 9일 총리 출신의 카드가 올리 네팔 외교장관과도 칭다오에서 양국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왕이 부장이 중국에서 외빈을 맞는 건 지난 4월 4일 안후이(安徽) 황산 파나마 외교장관을 만난 이후 넉 달 만이다.

지난 5일 중국 롄윈강해사국이 6일부터 15일까지 롄윈강 앞바다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한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롄윈강해사국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 중국 롄윈강해사국이 6일부터 15일까지 롄윈강 앞바다 해역에서 실탄 사격 훈련을 진행한다며 선박 진입을 금지하는 경고문을 발표했다. 롄윈강해사국 홈페이지 캡처

그런데 회담장이 확정된 후 중국 군당국이 칭다오에서 약 150여㎞ 떨어진 롄윈강(連雲港) 앞바다에서 실탄 사격 훈련에 나서면서 모양새가 묘해졌다. 롄윈강 해사국은 6일부터 15일까지 9일간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탄 사격을 실시한다고 알리고 선박 진입을 금지했다. 회담장 확정 이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놓고 중국이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불거진 일이다. 공교롭게도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한ㆍ중 외교장관회담과 중ㆍ네팔 외교장관 회담 일정을 발표했던 5일 중국 해사국이 롄원강 앞바다의 실탄훈련을 공지했다.

이때문에 중국의 손님맞이에서 당초엔 예상하지 못했던 장면이 등장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군사훈련이 벌어지는 와중에 양국 장관 회담이 열리면서 중국이 손을 안 대고 코를 푸는 ‘뜻밖의 압박술’을 구사하게 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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