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아프리카를 방문해 러시아 영향력 확대 견제에 나섰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지난달 말 아프리카를 방문하자 10여일 만에 블링컨 장관도 아프리카 문을 두드렸다.
블링컨 장관은 7일(현지시간) 아프리카 3개국 순방 중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가장 먼저 찾았다고 미국의소리(VOA) 등 외신이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반대 투쟁의 본거지인 소웨토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젊은 층의 힘을 볼 수 있도록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곳"이라면서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을 거친 미국과 남아공은 자유와 평등을 위한 투쟁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8일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장관과 회담을 하고 프리토리아 대학에서 미국의 새 아프리카 전략에 관한 정책 연설을 할 예정이다. 판도르 장관과 회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9일 콩고민주공화국, 10일 르완다를 방문한 후 11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아프리카 54개국 중 남아공을 비롯한 25개국이 지난 3월 유엔의 러시아 규탄 성명에 기권하거나,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아프리카 국가 상당수는 또 서방 주도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채 중립적 입장을 지키고 있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달 23일 닷새 일정으로 이집트,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을 찾아 미국과 유럽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아프리카 정상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