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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원 '최고급 한우' 완판…이른 추석이 대표선물 바꿨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추석 명절을 앞두고 100만원이 넘는 한우 세트가 ‘고급 선물’의 대표주자로 유통가 진열대를 채우고 있다. 물가 상승으로 주머니 사정이 얇아졌지만 고급 선물을 찾는 수요가 꾸준해서다.

늘어나는 한우 소비·공급

8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2분기 한우 사육 마릿수는 351만1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늘었다. 코로나19 이후 소고기 소비가 늘면서 송아지를 키우려는 농가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의 '프레스티지 No.9 명품 세트'. [사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의 '프레스티지 No.9 명품 세트'. [사진 롯데쇼핑]

특히 올해는 추석이 9월10일로 최근 8년 중 가장 빨라 사과·배 같은 과일 공급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일은 일찍 수확하면 단단한 상태라 저장 기간은 길어지지만 맛이 떨어져 상품 가치가 낮다. 이에 따라 주요 유통업체들은 정육 선물세트 물량을 크게 늘리는 추세다.

600g에 21만원 ‘최고급 한우’도…판매량 5배

롯데백화점은 오는 18일까지 전국의 모든 점포에서 프리미엄 한우 선물세트 주문을 받는다고 이날 밝혔다. 롯데에 따르면 100만원 이상 한우 세트에 대한 수요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70% 이상 증가했다.

올 1월 설 명절 기간에 롯데백화점이 처음 선보인 300만원짜리 ‘프레스티지 넘버나인(No.9) 명품 기프트’는 한우 중에서 가장 높은 1 등급, 그 중에서도 마블링(근내지방도)이 최고인 9등급 한우를 담았다. 이 상품은 준비된 100세트가 대부분 판매됐다.

코로나19 기간동안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어난 한우. [사진 롯데쇼핑]

코로나19 기간동안 수요와 공급이 모두 늘어난 한우. [사진 롯데쇼핑]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300만원짜리 한우세트의 경우 품질도 최고급이지만 무게가 8.4㎏(14근)으로 양도 많다”며 “초고가 선물이 전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지는 않지만 프리미엄 선물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 방문하면 ‘맞춤 제작’도 

현대백화점 역시 추석 정육 세트를 역대 최대 물량인 9만5000여개로 늘렸다. 품목 수도 지난해보다 10% 많은 125종이다. 이 중 100만원 이상 초고가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50%, 품목 수도 5종에서 6종으로 늘렸다.

마블링 최고 등급 한우만 사용한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250만원)은 구이용 갈비 1.6㎏과 안심·등심·살치살·토시살 등 구이용 부위를 담아 총 6.4㎏으로 구성됐다. 올해는 프랑스 명문 요리학원 르꼬르동 블루 출신의 김형석 총괄셰프가 만든 소스 3종이 한우와 함께 들어있는 ‘한우와 김형석 셰프의 디핑소스 세트‘(35만원)도 출시했다. 현대백화점 매장을 방문할 경우 예산과 기호에 따라 정육 선물을 구성해 주는 ‘맞춤 세트’도 12품목으로 늘렸다.

250만원에 판매되는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 선물세트. [사진 현대백화점]

250만원에 판매되는 '현대명품 한우 넘버나인' 선물세트. [사진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은 이번에도 ‘5스타 한우 선물세트’를 마련했다. 백화점이 직접 기획하고 관리하는 선물세트로, 최근 3년 새 40% 이상 매출이 늘고 있다.

실제 지난 설 명절 기간에 판매한 5스타 한우 세트 중 200만~250만원짜리 초고가 제품은 준비한 수량이 모두 판매됐다. 올 추석에는 100만원 이상의 한우 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70% 늘린 상태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건강과 맛을 위한 프리미엄 먹거리에 아낌없이 쓰는 소비층이 늘었다”며 “과거 선보였던 수천만~수억원짜리 와인·요트·다이아몬드 등이 일시적인 이벤트 성격이라면 고급 한우는 명절선물로 꾸준히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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