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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들의 F1’ 이번 주말 잠실벌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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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세계 최고의 자동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1(F1)의 전기차 버전, 포뮬러E가 오는 13일과 14일 서울 잠실 일대에서 열린다.

포뮬러E는 F1을 주최하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전기차 머신(레이스 전용차)을 이용해 진행하는 레이싱 대회다. 한국 대회는 이번이 처음으로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 조성 중인 2.618㎞의 서킷에서 열린다. 대회 명칭은 ‘2022 하나은행 서울 E-프리(E-Prix)’. 2020년 개최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2년 늦춰졌다.

F1은 최고의 흥행 능력을 자랑하는 스포츠 이벤트지만, 고성능 머신이 뿜어내는 엄청난 굉음과 온실가스가 심각한 고민거리다. 환경오염 논란이 가중되자 FIA가 대안으로 제시한 게 포뮬러E다. 2014년 출범해 현재 여덟 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전용 서킷을 건설해 치르는 F1과 달리 도심지 도로 일부를 변형해 레이스를 진행한다. 소음과 탄소 배출을 대폭 줄인 포뮬러E의 장점을 널리 홍보하기 위한 선택이다.

포뮬러E 전용 머신 젠2 제원

포뮬러E 전용 머신 젠2 제원

포뮬러E 머신은 엔진 대신 전기모터를 사용해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넷제로(탄소 배출량 제로)’ 인증을 받은 친환경 스포츠이기도 하다.

E-프리 2021~2022시즌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디리야에서 막을 올렸다. 멕시코시티(멕시코), 로마(이탈리아), 모나코(프랑스), 베를린(독일), 자카르타(인도네시아), 마라케시(모로코), 뉴욕(미국), 런던(영국)을 거쳐 서울(대한민국)까지 전 세계 10곳의 도시에서 열린다. 서울은 올 시즌 우승자와 우승팀을 가리는 마지막 두 경기, 15라운드와 16라운드 개최지다.

16라운드는 포뮬러E의 통산 100번째 레이스이기도 해 역사적인 의미도 있다. 재규어,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포르셰 등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를 포함해 11개 팀 22명의 레이서가 경쟁한다. 지금까지 성적 합계 결과 메르세데스-EQ 소속 스토펠 반도른(30·벨기에)이 시즌 포인트 185점으로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었다. 팀 순위에서도 메르세데스-EQ가 291점으로 우승이 유력하다.

서울 E-프리는 전 세계 197개국에서 생중계하며, 3억3000만 명의 시청자가 함께 관전할 예정이다. 현대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대회 개최에 따른 경제 효과는 최소 520억원에서 최대 1300억원에 이른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개별적으로 머신을 제조하는 F1과 달리 포뮬러E는 모든 팀이 공식 경주차 모델(젠2·GEN2)을 쓴다. 젠2는 최대 출력 250㎾, 최고 속도 시속 280㎞를 자랑하는 ‘도로 위 괴물’이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이 2.8초에 불과할 정도로 가속 성능이 뛰어나 ‘출발’이라기보단 ‘발사’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 차량 성능이 동일한 만큼 드라이버의 역량이 순위 싸움의 핵심 변수가 된다. 레이스 도중 배터리를 재충전하거나 갈아끼울 수 없어 적절한 타이밍에 가속하고 감속하며 전력을 관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제이미 리글 포뮬러E CEO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레이싱이 열리는 만큼, 4억 명에 달하는 전 세계 포뮬러E 팬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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