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바이든, 원숭이두창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포…"백신 부족"

중앙일보

입력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브레곤 공원에서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오브레곤 공원에서 1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원숭이두창 백신을 맞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EPA=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원숭이두창에 대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백신 부족이 예상된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 행정부의 조치는 전 세계적으로 감염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연방 정부 차원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AP 통신 등은 전했다. 비상사태 선포 후 미 행정부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퇴치를 위한 자금과 데이터 등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 추가 인력 배치 등의 조치도 취할 수 있다.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모든 상황을 고려해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며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다룰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인들은 원숭이두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이를 퇴치할 수 있도록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지난 5월 중순 첫 감염자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약 6600명의 사례가 보고됐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전 세계 감염자는 2만6197명을 기록했으며, 최근엔 1주일 평균 600~800명 수준을 유지 중이다.

감염사례가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원숭이두창 백신은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허가한 지네오스 백신 110만회 분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지네오스는 2차례 접종해야 하므로 약 55만분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캘리포니아·뉴욕 주 등에선 백신 부족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일각에선 빠르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처럼 원숭이두창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로렌스 고스틴 조지타운대 공중보건법 교수는 AP에 "(비상사태 선포는) 미 정부의 진지함과 목적을 보여준다. 국제적 경고이기도 하다"며 "중요하지만 늦은 조치"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미 행정부가 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지만, 임상시험용 신약으로 분류된 원숭이두창 치료제 'TPOXX(테코비리마트)'의 까다로운 사용 절차로 인해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코비리마트는 FAD 승인 후 동물 테스트까지 마쳤지만, 의료진이 이를 사용하려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복잡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규제가 풀린 지금도 12페이지가 넘는 양식을 제출해야 하며, 후속 방문과 환자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악시오스는 테코비리마트가 "정부가 가진 대응책 중 하나"라며 "일부 단체는 CDC에 테코비리마트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요청 중"이라고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