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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바캉스’ 투명카약 타고, 국산와인 고르는 재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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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충북 충주 활옥동굴은 활석을 캐던 광산으로, 2018년 관광동굴로 탈바꿈했다. 동굴 속 풀장에서 투명카약을 탈 수 있어서 이색 체험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인기다. [사진 활옥동굴]

충북 충주 활옥동굴은 활석을 캐던 광산으로, 2018년 관광동굴로 탈바꿈했다. 동굴 속 풀장에서 투명카약을 탈 수 있어서 이색 체험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인기다. [사진 활옥동굴]

휴가철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비가 오락가락한다. 피서지를 고르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불볕더위를 피하면서 비가 퍼부어도 안전한 곳을 찾는다면 동굴이 제격이다. 촌스러운 구식 관광지 아니냐고? 요즘 동굴은 그렇지 않다. 카약 타는 동굴도 있고 와인 파는 동굴도 있다. 무엇보다 동굴은 한여름에도 서늘하다. 에어컨 안 틀고도 섭씨 11~15도인 낙원이 어디 또 있겠나.

활옥동굴, 넷플 드라마 ‘D.P’ 촬영지

충북 충주 활옥동굴은 코로나 특수를 누린 관광지다. 원래는 활석을 캐는 광산이었다. 1922년 일본이 개발했고 1980년대에는 약 8000명이 일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1990년대 들어 값싼 수입산 활석에 밀려 수요가 준 뒤 폐광 신세가 됐다. ‘영우자원’이 방치됐던 광산을 사들여 관광 동굴로 탈바꿈시켰다. 2018년 카페 이용객에게 무료 개방했고, 2020년 유료화했다. 영우자원 권대화 과장은 “코로나 방역이 엄격했던 2021년 입장객이 2020년보다 80% 이상 늘었다”며 “주중에는 하루 1000명, 주말엔 5000명 이상 찾는다”고 말했다.

하이라이트는 1800㎡에 달하는 풀장이다. 여기서 투명카약을 타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많이 올라온다. 동굴 내부 온도는 11~15도. 방문객은 한여름에도 재킷을 걸치고 카약을 탄다. 동굴 안에서 와인도 팔고 고추냉이를 재배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D.P.’ 6회를 활옥동굴에서 찍었다. 어른 입장료 1만원, 투명카약 3000원.

광명동굴, 근대역사관·벽화 등 볼거리

광명동굴은 지난해 개장 6년만에 입장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포토]

광명동굴은 지난해 개장 6년만에 입장객 600만 명을 돌파했다. [중앙포토]

경기도 광명시에 자리한 광명동굴도 광산이었다. 1912년 일본이 개발해서 금·은·아연 등을 캤다. 72년 폐광한 뒤에는 40여년간 젓갈 저장고로 쓰였다. 방치된 폐광을 광명시가 매입해 2015년 관광지로 만들었다. 개장 6년만인 2021년 유료 입장객 600만 명을 돌파했을 정도로 ‘대박’이 났다. 단지 수도권이어서 이용객이 많은 건 아니다. 동굴 테마파크라 할 만큼 볼거리가 다채롭다.

광명동굴은 와인 숙성에 적합한 12도를 유지한다. 국산 와인 200 여종을 판다. [사진 광명시]

광명동굴은 와인 숙성에 적합한 12도를 유지한다. 국산 와인 200 여종을 판다. [사진 광명시]

100년 전 일제의 징용과 수탈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근대역사관’부터 수천개 LED 조명을 장식한 ‘웜홀광장’,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디자인한 라스코 동굴벽화 전시관까지 갖췄다. 온도가 낮고 습도는 높은 동굴은 와인 숙성에 최적화한 조건이다. 광명동굴에는 국산 와인 200여 종이 있다. 전국서 가장 많은 국산 와인을 판다. 최근 2년간 방문객은 줄었지만 와인 판매량은 그대로란다. 광명시 국태경 관광정책팀장은 “코로나 시대에 ‘홈술’ 문화가 확산한 영향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입장료 6000원.

대이리 동굴단지, 국내 최대 석회동굴

강원도 삼척 환선굴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굴 입구까지 갈 수 있다.

강원도 삼척 환선굴은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굴 입구까지 갈 수 있다.

강원도 삼척에는 5억3000만 년 역사를 자랑하는 천연동굴 단지가 있다. 백두대간 덕항산 자락에 숨어 있는 ‘대이리 동굴 단지’에 국내 최대 규모 석회 동굴이 모여 있다. 10개 동굴 가운데 환선굴과 대금굴, 딱 두 곳만 개방한다. 규모는 환선굴이 압도적이다.

환선굴 전체 길이는 6.2㎞. 관람객은 1.6㎞까지 들어갈 수 있다.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환선굴과 달리 대금굴은 하루 입장객을 720명으로 제한하고 가이드의 안내를 따르도록 한다. 지금도 석순·종유석 등 생성물이 성장하고 있어 엄격히 관리한다. 대금굴의 명물은 비룡폭포다. 1.6㎞ 길이 동굴에서 800m 정도만 개방했는데, 어디서나 물소리가 들린다. 두 동굴 모두 모노레일을 운영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보는 동굴 밖 산세도 절경이다. 환선굴 입장료 4500원, 모노레일 7000원. 대금굴 입장료 1만2000원(모노레일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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