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퇴진” JP의 전격 도전장/연이틀 YS 공격…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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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행은 영웅주의적인 발상/운 떼놨으니 두고볼 것… 내각제도 아직 유효”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로 비롯된 민자당 내분이 당권문제로 번져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김종필 최고위원이 4일 3김퇴진론과 세대교체론을 제기한 데 이어 5일에는 김 대표가 『순리에 맞지 않게 행동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며 강력한 제동을 걸고나와 만자당 내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5일 오전 청구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김 대표의 마산낙향을 『영웅주의적 발상』이라고 비난했으며 『내각제는 유보된 것일 뿐 당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못박아 내각제 포기를 요구하는 김 대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다음은 5일 출입기자들과 김 최고위원의 일문일답.
­이번 사태의 수습전망은.
『김 대표가 일단 올라온다고 했으니 와서 하는 것을 보면 알 것 아닌가.』
­어제(4일) 3김퇴진론을 다시 제기했는데.
『내가 왜 이 시점을 택했는가 추측이 만발하겠지만 일단 운은 떼놨으니 두고보겠다. 그러나 그 얘기는 내가 항상 했던 얘기 아닌가.』
­노태우 대통령과 김 대표의 청와대회동은 잘될 것으로 보는가.
『모든 것이 그분(김 대표를 지칭)에게 달려 있다.
원래 이 문제는 당차원에서 논의를 충분히한 후에 총재가 선택과 결심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마산으로 전화를 걸어 최고위원들끼리 일단 얘기를 하자고 하려 했는데 통화가 안돼 김윤환 총무를 내려 보내게 된 것이다.』
­김 대표가 내각제를 반대함으로써 3당통합의 목적이 상실된 것 아닌가.
『김 대표가 반대하니까 여건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유보한다고는 할 수 있으나 당강령에 분명하게 못박고 있는 이상 당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이에 앞서 김 최고위원은 4일 일부 언론사 간부들과 만나 비슷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영삼 대표가 상경하면 내분은 수습되겠습니까.
『표면으론 수습될지 모르겠지만 이번에 생긴 당내의 골은 쉽게 메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노태우 대통령과 김 대표의 관계가 그럴 겁니다. 세상에선 노 대통령을 「물태우다」 「우유부단하다」고도 하지만 그 분은 엄청난 5ㆍ17을 한 분입니다.
5ㆍ17까지 한 분이 정면으로 자기에게 대드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여러분이 더 잘 알 겁니다.』
­김 대표최고위원과는 사이가 어떻습니까. 요즘 김 대표의 태도에 기분이 언짢으신 듯한데….
『여러분들은 내가 김 대표와 경쟁을 하느니 어쩌니 하고 쓰지만 경쟁할 게 없어요.
한 사람(김대중 평민당 총재를 지칭하는 듯)은 국회 밖에서 이것저것 내놓으라며 국회를 보이콧하고 있고,또 한 사람은 무엇 내놓으라면서 당을 보이콧하고 있으니 이 나라가 한두 사람 것입니까. 일저질러 놓고 뭉개기만 하는 사람들은 이제 물러가야 돼요. 새로 자라는 싹들에게 나를 포함해서 자리를 물려주어야 합니다. 나는 이제 내 앞에 벽이 보여요. 그 벽을 못 느끼는 사람들은 문제가 있는 겁니다.』
­김 대표는 구체적으로 무얼 내놓으라는 것인가요.
『그건 나도 몰라요. 통합 후 열달이 된 지금까지 그 사람은 속마음을 한번도 털어내놓고 말한 일이 없어요. 오히려 노 대통령께서는 한두 번 속마음 이야기를 한 일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한번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어요. 노 대통령과 독대를 했을 때도,뒤에 들어보면 별로 말한 게 없더군요. 얘기를 해야지,목자만 부라려서 됩니까.』
­김 대표와 박태준 최고위원간에는 가끔 언쟁이 있었던 것처럼 전해지던데요.
『박 최고위원은 정직하고 분수를 아는 분입니다. 절대로 자기 위치를 벗어나지 않아요. 혹시 사리에 너무 안 맞으면 몇 마디씩 하지요.』
­내각제 서명 때 김 대표는 반대했다면서요.
『왜들 이러십니까. 반대는 무슨 반대요. 당통합된 지 10개월,서명한지디 5개월이 됐어요. 그간 네 차례 내각제를 서로 다짐했지만 이의를 제기한 때는 한번도 없었어요.
3당통합 했을 때는 외국신문에까지 전화를 해서 「내가 통합했다」고 선전을 하더니 오늘날 이게 뭡니까. 최근에 보니 사진기를 모두 없애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어요. 마산에서 움직이는 것,그게 뭐 사진거리가 된다고 신문에 대문짝 만하게 내고….』
­그러면 앞으로 당은 깨지는 것인가요.
『그것은 그 사람 하기에 달렸지요. 일만 있으면 튀어나가고…. 그것도 두 번씩 아닙니까. 앞으로 지방선거ㆍ총선거 등 큰일이 많은데 또 튀어나가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지 않아요. 정말 선거 앞두고 또 이런 일이 생기면 민자당은 망합니다. 당을 책임진다는 사람이 당 밖에서 당에 대해 요구나 하고 그것이 주먹만한 활자로 매일 신문에 나면 모두 뻔한 거 아닙니까.』
­민자당도 지금 얘기를 내놓고 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 아닙니까.
『이거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보채는 겁니다. 나도 이젠 경우에 따라 소리도 지르고 말을 하겠어요. 확대간부회의에서 내가 좀 말을 하겠습니다』<문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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