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중 쓰러진 아산병원 간호사, 수술 의사 없어 결국 숨졌다

중앙일보

입력 2022.08.02 13:01

업데이트 2022.08.02 16:24

서울아산병원 동관 전경. 중앙포토

서울아산병원 동관 전경. 중앙포토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일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원내에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지는 일이 최근 벌어진 것에 대해 대한간호협회가 애도의 뜻을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2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의 안타까운 죽음에 깊은 애도와 유가족 분들께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소식에 대한 공식적이고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없어 여러 의혹과 주장들이 있는 것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서울아산병원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의사 부족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일깨워 준 예견된 중대한 사건”이라며 “서울아산병원은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본원 응급실에서 발생했던 일과 당일 근무한 당직자의 대처, 응급실 이동 후 서울대병원 전원까지 걸린 시간 등을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과 대한간호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새벽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30대 간호사 A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A씨는 원내 응급실로 옮겨져 색전술(혈관 내 색전을 이용해 출혈을 억제하거나 종양 전이를 방지하는 치료) 등 응급 처치를 받았지만 출혈이 멈추지 않자 의료진은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긴급 전원 조치했다.

당시 서울아산병원 응급실에 뇌출혈 수술을 할 수 있는 신경외과 의사가 없어서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했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A씨는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후에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간호사에게는 일차적으로 출혈을 막기 위한 색전술 등의 광범위한 처치가 적절히 시행됐지만, 이미 출혈 부위가 워낙 커진 상황이었다”면서 “당시로서는 전원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지만, 이를 떠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응급시스템을 재점검해 직원과 환자 안전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에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한 직원은 지난달 31일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세계 50위권 안에 든다고 자랑하는 병원이 응급수술 하나 못해서 환자가 숨졌다”며 “그날 병원 응급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날 당직자는 어떻게 했는지, 응급실 입원 후 전원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꼭 사실을 밝혀달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직원들은 “의사였으면 수술을 강행했을 것”, “병원에서 간호사를 소모품으로 취급했다” 등 글을 남겼다.

한편, 이번 일이 의료인력 부족 등 의료환경 문제로 공론화하자 정부도 진상조사를 예고했다. 이기일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최대 규모 상급종합병원인 서울아산병원의 의료환경이 이지경인데 정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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